[일요신문] 낮에는 개인 여행가이드로 동행하다가 밤에는 성매매를 하는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필리핀 성관광을 즐긴 성매수자들은 대학교수나 고액 연봉의 회사원등이 상당수 포함돼 충격을 준다.
31일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고급 남성회원들을 모집해 1인당 비용 1100∼1800달러씩(한화 120만 원~200만 원)의 필리핀 ‘황제 원정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브로커 주범 김 아무개 씨(40)를 구속하고, 성매수 남성 박 아무개 씨(39) 등 5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11년부터 현지 성매매 알선업자와 결탁해 해외에 서버를 둔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에 인터넷 카페 광고로 회원들을 모집해 왔다. 김 씨는 성매수 남성이 필리핀에 도착하면 현지 유흥업소의 필리핀 국적 여종업원들을 연결시켜 여행기간 동안 낮에는 여행가이드로, 밤에는 성매매 상대가 되도록 주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필리핀 휴양도시 ‘세부’에 직접 거주하면서 ‘필리핀 밤문화 체험’, ‘세부 황제관광’, ‘24시간 애인대행’, ‘3박 5일 100만∼200만 원’이라는 제목으로 성매매 여행상품 광고를 게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다양한 성매매 상품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황제 투어형’이 대표적이다. 경찰 조사결과 ‘황제 투어형’은 2박 3일∼4박 5일로 나눠 매일 성매매 여성을 바꾸고, 선택 상품으로 골프 관광을 넣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 씨는 필리핀 유흥업소 여성들을 수영복이나 속옷 차림으로 하게 해 고급 룸살롱 등에 모집해놓고 상대 남성이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고르게 하는 ‘초이스’ 방식을 취해 성매수자들을 끌여들였다.
경찰에 붙잡힌 성매수자는 주로 30에서 50대로 대학교수,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과 대기업 사원, 자영업자 등 고소득자가 많으며 그룹을 이뤄 원정 성매매 관광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성매매 알선으로 김 씨는 2011년 5월부터 2013년 6월까지 55명으로부터 모두 6만 4150달러(한화 약 7220만 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필리핀 마닐라와 중국 등지에 서버를 둔 원정 성매매 사이트를 추가로 포착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