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래 최초 파면 ‘교원으로서 품위 유지 의무 위반했다’
[일요신문] 여대생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교수가 파면이 결정됐다.
1일 서울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수리과학부 강 아무개 교수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2008년부터 여학생 9명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서울대는 “강 교수가 교원으로서 품위 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파면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아직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결재하는 절차가 남았지만 징계위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강 교수의 파면 결정은 서울대에서 내린 최고 징계 수위로 알려졌다. 파면 당한 교수는 5년간 다른 학교에 취업할 수 없고 퇴직금, 연금 수령 제한도 받는다. 서울대는 강 교수가 교내에서 성범죄를 이유로 구속된 첫 번째 사례인 만큼 징계 수위를 높게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그동안 강 교수는 교수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음란 문자를 보내고 술자리에서 은밀한 스킨십을 상습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제자들에게 “네가 교수의 애인이 된다면 그건 조상의 은덕이야, 성경험은 있냐, 네가 처녀면 지켜 주겠다” 등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한편 강 교수 측은 지난달 18일에 열린 공판에서 “동종 전과가 없고 기간, 횟수로 봤을 때 집중적, 반복적으로 행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성추행이 상습적이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