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공론화 지시 두 달 만에 ‘만 14세 유지’ 권고…교원단체 등 반발

협의체는 단순히 처벌 가능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소년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처벌 강화보다는 재범 방지와 교화·보호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논의 과정에서도 소년범 상당수가 가정 해체나 방임, 학대 등을 경험한 취약계층이라는 점과 함께 보호관찰·상담·치료 시스템 강화 필요성이 주요하게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협의체 결정 이후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강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요구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던 만큼, 시민 여론과는 반대 방향의 결론이 내려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현행 유지 결정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원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7일 입장문을 내고 “범죄의 저연령화와 흉포화로 학교 현장이 교육적 지도의 한계를 넘어선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국민과 교직사회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교총에 따르면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전국 교원 8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6.4%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실제 사회와 교실에서 집단 폭행, 성범죄, 불법 촬영·유포, 온라인 괴롭힘, 교사에 대한 폭언과 협박 등의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아쉬운 결정”이라며 “현실과 너무나 큰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회복 문제, 범죄 예방 효과, 해외 입법례 등을 고려하면 촉법소년 연령 하향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나는 촉법소년이라 처벌 안 받는다’고 말하는 청소년들이 나올 정도로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범죄 억제 효과를 위해서도 연령 하향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잉글랜드 10세, 캐나다 12세, 프랑스 13세 미만을 기준으로 하는 점을 고려하면 만 13세로 낮추는 것이 국제적 흐름에서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