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 임원들, 실버프리서 급여 수령 등 직·간접 관여…각종 내부 문제에도 관리·감독 부재, 책임론 확산
실버프리는 충청남도 당진시에 있는 요양기관이다. 서재희 방림 회장(90)의 처남 조교제 씨(62)가 대표를 맡고 있다. 최근 조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실버프리 법인 차원의 부담으로 번진 상태다. 그동안 방림 차원의 관리·감독은 작동하지 않았다. '방림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버프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받은 요양급여 약 12억 3800만 원을 환수당할 처지에 놓였다. 실버프리 2025년 매출 60억 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설장의 근무시간과 직원 현황 등을 속여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사실이 적발된 결과다. 여기에 조 대표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경찰은 배임 혐의로 조 대표를 수사하고 있다(관련기사 [단독] 유령 직원까지…방림 운영 요양원 12억대 부정수급 적발 파문).
일요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조 대표는 2003년 '대양상호신용금고'에 재직하다 배임 등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돼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이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양상호신용금고는 2000년대 초반 불거진 이른바 '이용호 게이트'로 알려진 곳이다. 당시 G&G그룹 이용호 회장은 주가조작과 정·관계 로비 등으로 구속됐다. 대양상호신용금고는 이 회장 계열사 주가조작 등에 자금을 대고 900억 원대 불법대출을 해준 의혹을 받았다.
대양상호신용금고는 이 사건 직전까지 방림 계열사였다. 당시에도 임직원들의 부실대출과 배임 사건이 잇따랐는데, 조 대표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서재희 방림 회장 친인척 명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정상 대출이 어려운 곳에 돈을 빌려주고, 이를 숨기려 허위 문서까지 작성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대표는 이후 예금보험공사 채권추심 대상이 됐다. 돈은 끝내 갚지 않았다. 결국 2021년 대전지법 서산지원 판결로 '채무 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됐다.
공교롭게도 실버프리는 그 무렵인 2021년 5월부터 조 대표 부인한테 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8개월 동안 확인된 금액만 약 1600만 원이다.
조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실버프리 법인 부담으로 이어졌다. 예금보험공사 채권추심 자회사 케이알앤씨는 실버프리가 조 대표에게 지급하는 급여를 케이알앤씨에 납부하라며 실버프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025년 11월 승소했다. 실버프리는 무변론으로 패소하고도, 판결에는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 대표 개인 책임에서 비롯된 소송을 실버프리 법인이 대신 방어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방림 책임론'도 제기한다. 과거 배임 행위로 방림에 손실을 입힌 조 대표에 책임을 묻기는커녕, 그를 자회사 대표로 선임한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조 대표는 서재희 회장의 처남이란 점 외에는 특별한 경영 성과가 알려진 인물도 아니었다. 오히려 채권추심 대상에 올라 정상적인 경제 활동마저 제약된 상태였다.
요양업계 관계자들이 운영하던 실버프리는 2019년 조 대표 취임 이후 잇단 구설에 올랐다. 요양급여 부정수급 외에도 조 대표 일가를 중심으로 한 '자기거래' 의혹이 대표적이다. 조 대표 본인과 아들이 타던 중고차를 실버프리 법인에 고가 매각하거나, 식자재·세탁기·냉난방기 공사 등을 친인척 또는 지인 회사에 맡기는 식이었다. 거래처 실체가 불분명한 정황도 확인돼 이 역시 경찰 수사 중이다(관련기사 [단독] 거래처 주소지가 왜 이래? 방림 운영 요양원 '장부' 따져보니).
이 밖에 조 대표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이자 방림에 염료를 공급하는 '제이케미칼'이 실버프리에서 스티커 작업, 운영위원회 선물 등 명목으로 1750만 원의 매출을 올린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일요신문은 조 대표 법인카드 사용내역도 상당수 확인했다. 사적 용도로 쓴 흔적이 적지 않았다.
방림이 실버프리의 이 같은 실태를 몰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실버프리 구성원들이 방림 본사에 투서를 넣었고, 서울 마포구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방림은 방임 전문 회사인가"라며 시위에 나선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방림 고위 인사들은 실버프리 주주총회에 매년 참석했을 뿐 아니라, 운영에도 꾸준히 관여해왔다. 실버프리 장부에 따르면, 서재희 회장 아들은 2019년 1월부터 3년 동안 실버프리에서 '급여' 명목으로 약 1억 4000만 원을 받았다. 방림 한 임원은 '급여' 약 1800만 원, 다른 임원은 '급여' 약 6000만 원, 한 회계담당 직원은 '교통비' 약 2480만 원, 방림 한 사외이사 겸 전 감사는 '고문료' 1400만 원 등을 실버프리에서 받아갔다.
실버프리 감사도 방림 임원이 맡았다. 하지만 감사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실버프리 감사를 지낸 방림 전 임원은 "실버프리 운영에 문제가 없었으므로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방림 경영진이 실버프리 실태를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배임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 제382조과 민법 제681조 등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회사의 이사가 합리적이고 신중한 관리자로서 요구되는 주의를 다해야 한다는 법이다.

이번 사태는 방림의 직접적인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버프리 손실을 방림이 일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급여 등을 수령하면 지정취소나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과징금은 부당청구액의 최대 5배까지 나올 수 있다. 실버프리 부당청구액이 약 12억 원이므로, 5배 과징금이 적용되면 60억 원이다. 실버프리의 지난해 총 매출이다.
실버프리가 과징금 등을 감당하지 못하면 폐업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폐업하면 최대주주인 방림의 손실로 반영된다. 방림이 과징금 등을 지원해주는 게 가장 무난한 수단이다. 주주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방림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일요신문은 지난 5월 6일 방림에 '실버프리 관련 사안'임을 밝히고 답변을 요청했으나 이틀 지난 5월 8일 오전까지 회신을 받지 못했다.
실버프리에서 급여를 받은 당시 방림 임원들도 입을 닫았다. 고문료 1400만 원을 받은 방림 전 사외이사 겸 감사는 지난 5월 6일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문자메시지는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 교통비로만 2480만 원을 받은 방림 회계직원은 5월 6~8일 통화도 메시지도 일절 닿지 않았다.
조교제 대표도 연락을 안 받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난 4월 22일에는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적극적으로 본인 입장을 항변했다. 그러다 4월 29일 "회사나 대리인을 통해 서면으로만 답하겠다"고 했다. 5월 6~8일 '실버프리 대표 선임 배경' '방림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 '현재 진행 중인 수사 혐의 입장' 등을 묻는 문자메시지는 읽지도 않았다.
다만 4월 22일 통화에서 그는 이 같이 밝힌 바 있다.
(대표 선임 배경 관련) 저도 갑자기 왔어요. 여기 특별한 경영능력이 왜 필요합니까? 직원 관리 잘하고, 어르신들 잘 모시면 되지…(방림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 지금 방림 주식이 실버프리 때문에 안 올라갑니까? 소액주주들이 주식이 얼마나 많아서 얼만큼 손해보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소액주주들은 다른 중요한 게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방림 주식 올라가면 자기들이 투자한 만큼 버는 기쁨이 있는 거지…(수사 혐의 관련)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싹 다 고소해놨어요. XXXX 같은 XX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