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 공식 발표 전까지 배·보상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단체로 삭발했다. 이날 삭발에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뿐만 아니라 실종학생 부모, 일반인 생존자 등 총 52명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2일 오후 4·16참사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와 피해가족들을 돈으로 능욕한 정부는 배·보상 절차를 전면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별조사위원회를 제대로 구성해 진상조사를 하면 참사의 진실을 드러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특별법의 취지를 무시한 쓰레기였다. 진상규명은커녕 오히려 방해하기 위한 시행령안이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특위가 제출한 시행령안보다 정원·조직 등을 대폭 줄여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어 희생자 가족들은 “그러던 차에 정부는 뜬금없이 배·보상 기준을 발표하며 4억이니, 7억이니 하는 금액을 지껄여대는 비열한 짓을 저질렀다. 참으로 무례한 정부”라면서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여론을 잠재우고, 돈 몇 푼 더 받아내려고 농성하는 유가족으로 호도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정부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덧붙였다.
희생자 가족들은 참사 1주기 전 세월호 선체 인양 공식 선언을 요구하며 그 전까지 모든 배·보상 절차를 전면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 가족들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배·보상이 아니라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며 “만일 정부가 위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부를 세월호 참사의 주범, 진상규명의 적으로 선언하고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희생자 가족들은 4일과 5일 1박 2일에 걸쳐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서울 광화문광장까지 도보행진을 할 예정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