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사진)가 인기를 끌면서 동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녀스타들의 생각은 어떨까. | ||
그렇다면 정작 극중에서 비슷한 상황을 소화해내는 젊은 여배우들은 ‘동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과연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자유분방할까?
최근 영화 <싱글즈>에서 엄정화가 연기한 극중 캐릭터 ‘동미’는 자유분방하다못해 남자친구와 ‘동거’도 감행하는 적극적인 여인. 그러나 이때의 동거는 말 그대로 같은 지붕 아래 집을 나눠 쓰는 동거, 집세 때문이지 살까지 섞는 사이는 아니다.
그렇다면 엄정화 자신이 ‘동거족’을 연기하며 떠올린 생각은 어떤 것일까. “어찌 보면 동거도 괜찮을 것 같다. 서로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급하게 결혼을 서둘렀다가 이혼해서 공연히 호적에 ‘빨간 줄’ 만드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살아보고, 결혼할 땐 심사숙고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본다.” 더 나아가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아 기를 수도 있다며 그 경우 ‘미혼모’가 아니라 ‘비혼모’라고 봐야 한다고 이색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함께 <싱글즈>에 출연했던 장진영은 어떨까? 얼마 전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그녀는 결혼이나 아이 낳는 것도 일찍 서둘러야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고 한다.
▲ 장진영(왼쪽)·엄정화 “말릴 이유 없지”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대만 드라마를 준비중인 하리수는 평소 ‘동거 찬성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것으로 소문난 그녀의 주장이니 놀라운 건 아니지만 ‘확실한 전제조건’이 뒤따른다고. 그녀가 내건 조건은 바로 ‘사랑한다면’.
“난 사랑한다면 혼전 성관계도, 동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성적 결함이 있느니 성격이 안 맞느니 하며 트러블 생기는 것보다는 결혼 전에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전제조건은 ‘사랑한다면’이다.”
스스로 ‘사랑주의자’라고 하는 김서형의 경우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에 출연하면서 전보다 ‘동거’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동거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하면서도 역시 ‘책임이 따른다’는 걸 강조했다.
“난 동거주의자는 아니다. 동거가 사랑만 하면 무작정 장난처럼 할 수 있는 거라곤 생각하지 않고, 결혼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신중히 사귀어보고 결혼해도 될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했을 때 부모님 허락 아래 결혼생활도 무난하게 잘 할 수 있을지 미리 알아보기 위해 ‘예행연습’ 차원으로 동거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김태희(왼쪽)·김태연 “절대로 안돼요” | ||
그녀는 “드라마의 설정이 남자와 집을 나눠 쓰는 거라 요즘 가끔 동거에 대한 질문을 듣는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어디까지나 설정일 뿐, 룸메이트 형태라고 해도 동거란 건 생각할 수 없다. 난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 부모님 말씀대로만 살아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그렇다더라 하는 얘길 들어도 아닌 건 아닌 거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남자의 향기>에 밤무대 가수로 출연중인 김태연 역시 “결혼식이 내일 모레라고 해도 먼저 동거부터 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녀는 “내가 맡는 역할이 주로 대찬 신세대 이미지라 많이들 상당히 개방적일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난 또래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보수적인 성격이다. 당연히 동거도 반대다. 다 자란 남녀가 결혼도 안 하고 산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며 ‘동거 절대반대’임을 분명히 했다.
흥미로운 건, 비교적 ‘어린’ 축에 드는 여배우들이 좀 더 강경한 입장인데 비해 나이가 찰수록 느긋하고 여유 있는 시각으로 ‘동거’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이것도 산전수전 겪은 고참들의 ‘짬밥’에서 나온 걸지도 모르겠지만.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