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 ‘첫선’ 20년 뒤 ‘대세’
20~30년 뒤에는 무인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 자동 주행 콘셉트카 ‘F015’.
운전자 없는 자동차. 세계 자동차 업체들과 IT기업들이 무인자동차 경쟁이 치열하다. 이 거대 자본들의 경쟁은 곧 다가올 가까운 미래에 무인자동차 시대가 열린다는 것을 암시한다. 지난 3월 하순 현대자동차는 무인차 기술을 언론에 공개했다. 완전 무인차는 아닌 운전자는 있되 별 할 일이 없는 자율주행 형태였다.
무인자동차 개발 경쟁은 구글, 애플 같은 정보기술(IT)업체와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같은 자동차 업체들의 싸움이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업체 입장에서 자동차는 굴러다니는 컴퓨터다. 즉 그들의 전공분야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자동차시장에 눈독 들이는 진짜 이유는 역시 돈 때문이다. 자동차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만 잡는다면 지속 가능한 우위를 바탕으로 한 ‘성장’ 압박에 시달리는 IT업체의 고민을 한번에 털어낼 수 있다.
현재 무인차 경쟁에서 가장 앞선 업체 구글은 올 연말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의 거리에서 2인승 무인차를 달리겠다는 게 목표다. 구글이 만든 가상의 주행시험 공간이나 본사 주변을 떠나 실제 도로에서 달릴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IT업체의 거센 도전에 자동차업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런 흐름이라면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 껍데기만 만드는 IT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동차업계의 변화는 ‘2015 CES’에서 잘 보인다. BMW,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거 무인 자동차를 선보였다. 다임러는 CES2015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 주행 콘셉트카 ‘F015’를 공개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인 닛산도 내년부터 자율 주행차를 시판한다. 독일 자동차 기업 BMW는 중국 인터넷업체 바이두와 함께 중국에서 무인차 자율주행기술을 실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도요타는 스마트카 전담 부서를 꾸리는 한편 혼다와 함께 무인차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정말 무인 자동차 시대는 열리는 것일까. 미국 전기전자공학학회(IEEE)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40년에는 무인차가 전 세계 차량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17년부터 무인차가 도로에 나오기 시작해 2025년엔 시장규모가 46조 원에 달하고, 2035년엔 판매되는 차 4대 중 1대가 무인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적으로 앞으로 20~30년 후에는 무인차가 대세인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인자동차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있을까. 무인자동차는 이제 막 실험실을 벗어나 도로로 나오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올여름 초기 단계의 무인자동차를 상용화하고, 볼보자동차도 내후년까지 무인자동차 100대를 일반 도로에서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무인차
사실 무인자동차라고 해서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다. 포드자동차가 상용화한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앞차와의 자동 간격 조절기능, 주차보조시스템 등도 무인자동차 기술의 일부다. 인식, 제어, 항법시스템 등 무인자동차의 하드웨어 부문은 높은 수준에 올라왔다. 항법 부문은 그동안 비행기 운항을 통해 쌓아온 위성항법장치(GPS) 노하우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구글 무인차 프로젝트 총 책임자 크리스 엄슨이 발표한 ‘3차원(3D) GPS’에 따르면 보행자뿐만 아니라 10㎝ 크기의 물체도 감지할 수 있다. 사람의 눈과 귀에 해당하는 인식시스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고성능 소형 카메라가 잇달아 등장한 덕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도 많다. 특히 무인자동차가 인식시스템을 통해 받아들인 수많은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을 결정하는 통합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이 미흡하다.
시장조사기관 맥킨지의 예언대로 과연 무인자동차 때문에 전세계 필요 경찰 인력이 반토막나는 세상이 올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