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마가 약하다는 편견을 버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4월 초 현재 레이팅 1위마는 부경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주마 벌마의꿈(외1, 20전13/3/1)이다. 레이팅 134로 2위인 부경의 경부대로(국1, 29전12/6/7)와는 불과 2점 차이다. 부담중량으로 환산하면 1kg 정도. 재미있는 것은 능력으로만 본다면 벌마의꿈이 근소한 우세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상경주에서 맞붙는다면 경부대로가 좀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벌마의꿈이 선행마라 초반경합이 심한 대상경주에선 무리할 수밖에 없는 반면, 경부대로는 따라가다 막판에 힘을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두 마필 모두 스피드와 지구력이 좋아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잘 소화하고 있다.
레이팅 3위는 부경의 노바디캐치미(외1, 18전6/4/2)다. 131점으로 대상경주까지 거머쥔 기대주였지만 지난해 그랑프리 대회에서 외곽으로 사행해 다른 말을 낙마시켜 실격당한 이후 경주로에서 자취를 감췄다. 기관지염으로 고행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새벽훈련에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장거리형이다.
레이팅 4위는 130점의 부경의 오르세(26전12/3/3)가 차지했다. 당초 단거리에서 활약할 마필로 분석됐지만 중거리인 1800미터까지는 잘 뛰어주고 있다. 1900미터 이상에선 단 한 차례 도전해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5위에는 부경의 한강의기적(국1, 14전10/1/0)과 서울의 원더볼트(외1, 22전6/9/1) 두 마리가 올랐다. 레이팅점수는 129다. 한강의 기적은 선, 추입 모두 가능하고 장거리도 잘 뛰어주는 그야말로 전천후 경주마다. 직전경주에서 높은 부담중량을 견뎌내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내 앞으로의 행보는 핸디와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원더볼트는 단거리 혈통인데 장거리까지 잘 뛰고 있고, 추입마인데도 순발력이 좋아 단거리에서도 막강한 능력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전천후다. 지난해 그랑프리 이후 한 차례 경주취소(구절염좌)를 하는 등 아직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주목할 변화는 거세다. 3월 1일 거세수술을 한 이후 회복하고 있는데, 아직 주로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거세가 경주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번 지켜보자.
7위는 레이팅 128의 고스트위스퍼(국1, 30전14/4/4)가 차지했다. 거리를 불문하는 잘 뛰어주는 경주마로 지난 3월 에도 3위를 차지하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8위는 부경의 매직댄서(국1, 20전10/4/2)로 레이팅은 126. 거리적성이 짧은 걸로 알려져 있지만 선조들이 장거리 유전인자를 갖고 있고, 선행 일변도에서 벗어나면서 지구력도 보강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는 희망적이다.
9위는 부경의 인디밴드(국1, 13전8/1/2)와 천지불패(외1, 27전10/3/3)가 공동으로 올랐다. 레이팅은 125점. 인디밴드는 지난해 6월 좌전 내측 근위종자골 골절상을 입었고 7월에 수술을 받은 후 장기간 쉬고 있다. 향후 그랑프리 우승마로서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4월 초 현재까지는 주로훈련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천지불패는 고부중에 시달린 탓인지 컨디션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들어선 갈수록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구체적인 분석을 해보면 더욱 참담하다. 우선 레이팅 12위인 클린업천하(124)는 성장기에 있으니까 더 뛰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치고, 13위는 하향세로 돌입한 터프윈(124)이다. 그 다음이 17위인 와츠빌리지(122)로 장거리에선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스프린터다. 18위인 언비터블과 19위인 흑기사 또한 일반경주라면 몰라도 부경 마필들과의 대결에선 5위 턱걸이도 기대하기 어려운 말들이다.
국산마와 외산마 대결에선 팽팽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위 10걸 안에 5마리, 20걸 안에 9마리를 포진시켰다. 이미 경주성적에서 국산마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레이팅에서 이 정도까지 대등한 건 기대 이상이다. 다만 레이팅 110이상의 마필로 범위를 넓혀보면 61대 45로 열세를 보였다. 외산 88두, 국산 115두의 전체 1군 경주마 분포와 비교해보면 전체 평균에선 외산마의 능력이 국산마들보다 상당한 우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시용 프리랜서
부경 팬들 항의 소동 내막 “승부 조작 아냐?” 불신 팽배 지난달 29일 부경 일요경마에선 후지이 기수의 인기마 입상실패 이후 일부 팬들의 극렬한 항의로 5경주와 6경주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인기 1위마에 기승한 후지이 기수는 정상적인 말몰이를 했지만 출발 직후부터 안장이 밀리면서 제대로 말몰이를 할 수 없었고, 그 결과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당시 경주 결과는 경주 중에 이뤄진 사고여서 환급대상은 아니었고 마사회도 이를 자세히 설명했지만 팬들의 항의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경마팬들이 과거와 달리 이러한 불상사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경마팬들의 떼쓰기라며 일방적으로 매도했지만 여기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숨어있다. 바로 그동안에 너무 많이 ‘당했다’는 피해의식이 이 경주에서 폭발한 것이다. 경마시행체와 관계자들은 무조건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 그동안 부경에선 나눠먹기 의혹을 살 만한 경주가 더러 있었다. 선행마를 몰고 출발을 잘 했다가 뒤로 빼 바닥추입을 하는가 하면, 출발부터 직선주로 중반까지 단 한번도 움직임이 없이 노골적으로 탐색하다 막판에만 가는 척하는 말몰이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꼴찌후보도 아닌 팬들의 베팅이 집중된 인기마였다면 배신감은 정말 컸을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제도 개선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경마종사자들의 근본적인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에 앞서 경마시행체에선 이를 최소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충 기승해도, 선행을 받아놓고 꼴찌로 내려갈 만큼 제어해도, 채찍 치는 시늉만 해도 재결이 눈감고 넘어가주면 이런 식의 승부회피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노골적으로 잡아당기고, 결승선에서 빈추진하는 것만이 승부회피는 아니다. 누가 봐도 의심을 살 만한 행위는 재결이 앞장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징계를 할 만한 근거가 없다면 규정을 고쳐서라도.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