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사람 내리꽂기’ 시끌시끌
하지만 박 전 수석은 중앙대 총장 시절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 정황이 여러 차례 감지되면서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다. 발단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실세인 이재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에 명예정치학박사학위가 수여되면서다. 박 전 수석의 대선후보 캠프 참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재점화하자 이 의원의 명예정치학박사학위 수여는 일단 보류됐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 수여됐다. 당시 학내 반대 여론에도 학위수여가 강행될 수 있었던 데는 박범훈 총장의 입김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 의원은 18대 총선 낙선 이후인 2009년 중앙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위촉되기도 했다. 당시 초빙교수로는 이례적으로 학교 측에서 연구공간을 배정해 학교 내부에서도 특혜 논란이 파다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앙대 측은 이러한 논란에 “이 의원의 사회적 지위를 감안하면 본교가 얻을 잠재적 이익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예우는 마땅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중앙대 한 관계자는 “당시 이재오 의원 명예박사 수여를 두고 학내 여론이 좋지 않았다. 이와 상관없이 명예박사가 수여되는 것을 보고 당시 ‘정권 실세 챙겨주기’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초빙교수에게 본부 차원에서 연구실을 지원한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귀띔했다.
이재오 의원 측은 특혜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수석 의혹은 (나를 포함한) 친이계 다른 인물들과는 무관하다”며 “(2009년) 여러 대학의 초빙이 있었지만 모교를 택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박 전 수석이 중앙대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여당 인사를 교수로 영입한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중앙대는 2010년과 2011년 총선에서 낙선한 여당 인사 2명을 각각 겸임교수와 특임교수로 임용했다. 2008년 중앙대에 임용된 A 교수는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과 박 전 수석의 권유로 임용 1년 만에 주요 보직교수가 됐다. A 교수가 문화계에서 잔뼈가 굵고 탁월한 행정가로 인정받은 이력이 있다 하더라도 당시 50대 초반의 교수가 임용 1년 만에 주요 보직을 꿰차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흥미로운 점은 박 전 수석의 인사 영향력의 정점에 검찰 수사로 확대된 ‘딸 중앙대 교수 임용’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박 전 수석 딸이 33세에 중앙대 예술대 교수로 채용될 당시 ‘박 총장의 영향력을 무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상황 역시 비슷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부분에 특혜는 없었는지, 특히 두산과의 암묵적 이권거래는 없었는지 주목하고 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