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은 오르고 난 내리고’…따로 노네
그 실례를 보자. 동교동계가 관악을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다’며 촉발된 양측 갈등은 문재인 대표의 ‘읍소’와 동교동계의 ‘선당후사’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일단 봉합이 됐다.
이 시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정치연합의 호남 지지율은 양측 갈등 직후인 4월 1일 리얼미터 일간조사에서 36.9%였다. 하지만 동교동계의 재보궐 지원 수락 쪽으로 결론이 나며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시점인 4월 7일 조사에서는 새정치연합의 호남 지지율은 49.9%로 수직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새정치연합 후보들의 동반상승 효과로 나타났다. 갈등 직후 무당파층이 새정치연합 지지율보다 높았지만 4월 7일 조사에서는 무당파층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는 새정치연합이 호남의 주 정치세력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를 여기에 대입시켜 보면 차이가 난다. 양측 갈등 직후인 4월 1일 여야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문 대표는 34.7%의 호남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갈등이 해소된 4월 7일자 호남 지지율은 31.2%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이 이 시기에 수직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문 대표의 지지율은 오히려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호남에서의 당과 문 대표 간 지지율 괴리는 호남민심을 읽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문 대표가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 상승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가 여전히 당과 분리된 차기 대권주자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여전히 호남민심이 문 대표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총선 대선 등 중요한 정치일정이 남아 있어 호남민심이 문 대표에 대해 관망하는 모양새가 강하지만,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 내지는 한계를 문 대표에게 묻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앞으로 문 대표가 당과의 지지율 간극을 어떻게 줄이는지가 향후 대권 가도의 관건이 될 것이다. 결국 그것이 후보의 정치력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