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대망론 부상 내막

경기 훈풍 불수록 그의 꿈도 커진다

[일요신문]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쩍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 저유가와 저금리가 주요 지표가 오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 등을 공사석에서 설파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나돌기 시작한 ‘여의도 복귀설’도 “근거 없는 이야기”라 일축했다고 한다. 최 부총리는 최근 한 사석에서 “여의도로 돌아갈 것이란 말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경기가 이런 식으로 움직여준다면 우리 경제 기조가 앞으로 3년은 더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정책을 좀 더 면밀하게 가다듬으면서 경제 기조 유지를 위해 좀 더 부총리 직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당장 여의도로 돌아가서 친박의 ‘둘째형’ 역할을 하기보다 국무위원직을 유지하면서 경제성과에 올인하는 것이 차기 도모를 위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친박에서 미는 차기 주자인 그가 여의도 좁은 땅에서 김무성, 유승민, 김문수, 오세훈 등과 싸우기보다 전국을 누비며 ‘초이노믹스’를 알리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최 부총리의 한 측근 인사는 “까놓고 말해서 친박에서 누가 있는가. 스펙으로 보면 최 부총리만 한 사람도 없다”며 “최근 경기 회복 흐름이 보이지 않는가. 최 부총리가 경기 회복을 견인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최근 최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발언하면서 자신감을 크게 보였다. 고용 증가세가 확대되고 산업생산도 반등하면서 경제가 완만하지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 부총리의 여의도 복귀설이 쑥 꺼진 것에는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기간이 연장된 탓도 크다. 국회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7일 전체회의에서 이날 종료되는 특위 활동기간을 25일 연장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고 5월 2일까지 최 부총리가 자원외교 꼬리표를 떼기 어렵게 된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특위가 연장됐다는 사실을 알고 특위 위원들 중 자신과 친한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며 따져 물었다는 말들이 많이 돌고 있다. 크게 화가 난 모습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원외교 국조특위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현재 한 세트로 묶여 있기 때문에 여당 지도부에서도 어쩔 수 없는 대목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현안이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본인이 TK 출신으로 현재권력(박근혜)의 신망이 가장 크다는데 자신감을 보인다. TK의 전국 분포를 봤을 때 TK의 전폭적인 지지만 있다면 대망론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TK 내 경쟁자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두고서 견제하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굳이 청와대의 정무특보 신설에 까칠하게 굴 필요가 있는가’ ‘친박에서는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 원내대표가 화답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다. 당과 정부에서 친박 유력 정치인들이 자신의 전공을 내세워 장외 대권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