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참연을 이끌고 있는 명계남씨. | ||
노 대통령의 오늘을 있게 한 참모그룹과 노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유권자 세력의 대립 양상은 차후 전당대회 일정과 이에 얽힌 이해관계와 맞물려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공식 출범식을 성대하게 치른 국참연은 현재 전당대회 투표인단 1만5천 명 중 5천 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1인2표제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국참연이 목표대로 3분의 1을 확보하면 사실상 당 지도부 구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 이들의 세력화를 우려하는 집단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의정연 소속 친노 직계 인사들이다. 국참연 출범식 직후 KBS-TV 〈시사투나잇〉 카메라가 국회 의원회관에 들어가는 이광재 의원 앞에 섰을 때 이 의원은 국참연을 향해 ‘당 전체를 반영하는 조직도 아니고 대표성도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의정연 소속 인사들의 국참연에 대한 비난은 한동안 의원회관 이곳저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친노 그룹 내부 갈등설을 주목하는 시각 때문인지 의정연 소속 인사들은 최근 들어 국참연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의정연 소속 백원우 의원측은 “(국참연에 대해) 자세하게 들은 바도 없고 구체적으로 말할 내용도 없다”고만 밝혔다.
최근 마산MBC가 명계남씨를 초청해 인터뷰를 가졌다. 방송용에 필요한 공식인터뷰 중 명씨는 국참연에 대해 “노사모와 관계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노사모측도 국참연 출범식 직후 국참연과 노사모의 연계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참연엔 노 대통령 후견인 이기명씨 등 지난 2002년 대선과정 당시 노사모에서 중추 역할을 했던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마산MBC 공식인터뷰가 끝나고 담당 기자와의 방담 자리에서 명씨는 의정연 소속 인사들에 대한 언급도 했다. 갈등설을 묻는 기자에게 명씨는 “그런 게 없었다고 할 순 없지만 다 잘 되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이젠 다 풀렸다”고 밝혔다고 전해진다.
의정연과 국참연이 친노계열 분화를 막기 위해 서로 자중하고 있지만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이들의 감정의 골이 다시 증폭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정연 인사들은 당권 도전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문희상 의원에게 원내대표직 출마를 권유했다가 문 의원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국참연은 정동영 장관 중심의 구당권파와 연대관계를 가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참연에 참여한 의원들 중 상당수가 친 정동영계 인사들이다. 구당권파가 현재 문 의원의 당권 도전을 지지하고 있으며 국참연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 이광재(왼쪽) 천정배 의원 | ||
명씨의 당의장 직접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마산MBC 인터뷰가 끝나고 담당기자와 가진 방담 자리에서 명씨는 당의장 출마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1인2표제로 치러지는 전당대회 특성상 국참연측이 ‘문희상-명계남’으로 투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참연이 사실상 당을 통제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당내 역학구도 조율 역할을 맡아온 친노 직계그룹의 발언권이 국참연의 세력화로 인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노계열의 한 의원은 “의정연이나 국참연 모두 노 대통령 잘 되라고 애쓰는 사람들인데 서로 큰 갈등 빚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의정연과 국참연 모두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고 있지만 주변 환경 때문에라도 맞각을 세우게 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2월 국회가 끝나고 전당대회 공식 후보등록 일정이 시작되면서 노 대통령 핵심 참모그룹과 노 대통령 당선을 가능케 한 유권자 집단 간의 세력 대결이 점쳐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