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4주 차에 보인 아기집, 성관계 2주 만의 혈액검사 일반적이진 않아”…전 여친 측 “말도 안 되는 얘기”
허웅과 A 씨는 지인 소개로 2019년에 만나 2022년까지 연인 관계를 이어왔는데, 이 기간 A 씨가 두 차례 낙태한 사실 등이 알려졌다. 허웅 측은 이 중 두 번째 임신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드러내는 반면 A 씨 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허웅이 낸 고소장에 드러난 내용과 허웅 측 법률대리인인 김동형 변호사가 밝힌 내용, 이에 대한 A 씨 측 법률대리인 노 변호사의 반박 등을 토대로 두 번째 임신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짚어봤다.
허웅과 A 씨는 2021년 5월 13일 성관계로 두 번째 임신을 했다고 생각했다. 양측 주장에 따르면 헤어지고 재결합한 뒤 이들은 H 호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는데 이날이 임신한 날로 여기고 있다. 허웅과 A 씨는 숙소였던 H 호텔 공용 공간에서 헤어진 기간 동안 허웅이 다른 여성을 만났던 일로 말다툼을 했다고 한다. 말다툼이 끝나고 갑작스럽게 화해 무드가 조성돼 성관계를 갖게 됐다는 게 허웅 측 주장이다.
A 씨 측은 허웅이 H 호텔에서 산책 중 폭력을 써서 라미네이트가 떨어졌고, 이후 강요에 의해 성관계를 갖게 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허웅 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허웅 측은 “말다툼 끝에 손을 뿌리치는 와중에 허웅의 손이 A 씨의 라미네이트 시술 부위와 부딪혔다”며 “고의가 전혀 없었고 A 씨는 ‘내 이빨 하나 물어줘잉’이라며 애교 섞인 말로 해프닝처럼 여겼다”고 전했다.
5월 13일 성관계를 갖고 약 2주 뒤 A 씨는 허웅에게 카카오톡으로 “오늘 병원에서 임신 혈액검사로 확인하고 있다. 결과 기다리고 있다. 곧 결과 나오니까 전화 오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허웅이 “생리는 언제 했어?”라고 묻자 A 씨는 “5월 3일에 생리했고, 4월도 비슷하다”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A 씨는 “나 임신이라고 한다. 임신 2주 차라고 했다. 임신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허웅은 “우리가 언제 했어?”라고 물었고 A 씨는 “5월 13일”이라고 답했다. 허웅은 “그날은 가임기도 아니야”라고 말하자, A 씨는 “임신이라는데, 그럼 병원에서 거짓말 하는 거야?”라고 되물었다.
임신을 알게 된 직후 이들의 다툼이 시작됐고 세간에 알려진 A 씨의 메시지가 시작됐다. 5월 29일 A 씨가 허웅에게 “어제는 책임진다더니, 오늘은 또 마음이 바뀌어?”라고 하자 허웅이 “이렇게 결혼하는 거 양측 부모님 다 원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아. 누구에게나 불행해”라고 답해 갈등이 고조됐다. 같은 날 오후 11시쯤 A 씨는 계좌번호를 첨부하면서 “내일까지 돈 보내. 알겠지? 내일 열두 시까지 맞춰서 보내. 안 보내면 오늘보다 더 파국이 뭔지 보여줄 거야”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어 A 씨는 ‘법원, 낙태 대가 50억 원 받은 여성에 “공갈죄 처벌 어려워”’라는 제목의 기사를 캡처해서 보내면서 “3억 원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좋은 사례라고 생각하고 개수작 부릴 생각 말고 돈 보내. 월요일 4시까지”라고 말했다. A 씨 측 노 변호사는 “앞뒤 문맥을 봐야 한다. 계획적인 공갈로 볼 게 아니라 연인 사이 말다툼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5월 30일, 5월 31일 둘은 극도의 싸움 끝에 극적으로 화해했다. 5월 31일 허웅은 A 씨와 함께 한 산부인과에 방문해 임신 여부와 상태를 확인했다. 이날 허웅은 의사에게 ‘임신 4~5주 차’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6월 4일 A 씨는 또 다른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 사진을 찍어 허웅에게 전송했다. A 씨는 “병원 다녀왔어. 아기집 확인했고, 다음주에는 심장 소리 들으러 가기로 했어. 잘하고 와”라고 했고, 허웅은 “병원을 왜 갑자기 다녀왔어. A야”라고 말했다. A 씨는 “부담 갖지 마. 수술 안 하려면 당연히 아기 상태를 알아야지. 원래 매주 가는 거야”라고 말했고, 허웅은 “아니 그래도 말은 하고 갔어야지”라고 답했다. 이에 A 씨는 “혼자 다녀도 괜찮아. 뭐가 또 알고 싶으면 다음에 같이 가자”라고 말했다.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B 의사는 A 씨 상황이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B 의사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임신 4주 차, 임신 5주 차는 성관계 이후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직전 생리 시작한 날로 몇 주가 지났는지로 계산한다”라면서 “A 씨는 5월 3일 생리를 시작했다고 말했고 아기집이 보인다고 했던 날이 생리 시작 후 대략 4주 뒤인, 임신 4주 차(0주 차부터 계산)인데 이때는 아기집이 안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통 5주 차부터 보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B 의사는 A 씨가 했던 혈액검사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했다. B 의사는 “성관계를 맺은 지 2주 만에 혈액검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생리 예정일까지 기다려보고 예정일에 생리를 안 할 경우 소변검사를 하고, 소변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 불안하면 혈액검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허웅 측은 이 같은 이유로 두 번째 임신은 허웅의 아이가 아닐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A 씨 측 노 변호사는 “병원에서 진단을 다 받았는데 무슨 소리냐. 말도 안 되는 얘기다”라고 반박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