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경쟁자들 한동훈 맹비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지난 1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 간 갈등이 있던 시기에 김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 ‘대국민 사과 등 당에서 요청하면 따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규완 논설실장은 “문자 내용이 사실은 굉장히 길다”며 핵심만 요약해 ‘재구성’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5일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면서도 “재구성했다고 하지 않나. 내용이 좀 다르다.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당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그런 당 대표가 되고자 나온 것이기 때문에 더 분란을 일으킬 만한 추측이나 가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경쟁자들은 한 후보 공격에 나섰다. 원희룡 후보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격적 발언이다. 당과 한 비대위원장이 요구하는 걸 다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 할 수가 있나.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며 “이런 인식으로 당 대표가 된다면 대통령과 관계가 어떻게 될지 보나 마나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거다. 공적·사적 다 떠나 도리와 예의가 먼저”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후보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대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더 이상 비방과 폭로전에 휩싸여선 안 된다”면서도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 한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