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권의 <지옥극장>은 일본제국주의 시대에 있었던 선감원을 심도 있게 분석한 르포식 소설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선감원(仙甘園)의 만행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에도 이어진 치부 중의 치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5.16쿠데타 이후의 선감원의 상황은 군사정부의 제주도 재건부대와 맞먹는 인권모독행위 중의 하나였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단원구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널리 알려진 단원고등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30여 년 전 대부도와 단원구 사이 방조제를 완공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인 시화호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경기창작센터’로 불리는 선감도가 있다.
이곳 대부도, 곧 선감도에는 세계전쟁사에 그 유래를 찾기 힘든 비인도적인 시설이 있었다. 바로 여기는 일제가 만든 인류사의 전무후무한 ‘어린이 강제노동수용소’가 있었던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비명도 못 지르고 죽어간 청소년들의 한 맺힌 무덤들이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다.
일제 때 만들어진 ‘어린이 강제노동수용소’는 해방과 6.25전쟁을 치른 후 이승만 시대와 유신시대를 지나 80년대까지도 같은 목적으로 남아 있었으며 어린이들을 부량아란 이름으로 잡아와 강제노역은 물론 북파침투훈련소로 보내져 북파공작원으로 이용됐다. 작가 김영권은 그 비극의 수용소를 어떠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이 책 속에서 사실과 다름없는 현장감 있는 글로 생생하게 묘사해 내고 있다.
이 소설의 리얼리스틱한 내용은<남한산성>과 <남영동>, <동토의 나라>에 못지않은 숨 막히는 공포와 분노를 동반하면서 독자의 가슴속 심금을 울리고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곳에서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한 소년의 집념과 가슴 뭉클한 희망을 보며 힘찬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