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신원그룹 홈페이지 캡처
국세청이 박성철 회장을 11억 원가량 조세포탈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박성철 회장은 지난 199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당시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보유하고 있던 신원 주식 16.77%를 회사에 무상 증여하며 대주주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은 신원 주식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지난 2003년 신원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라는 광고대행사를 통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했다.
신원이 워크아웃 중이었던 지난 2001년 설립된 티엔엠은 2003년부터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신원의 주식을 사들였으며, 지난 3월말 기준 신원 지분 30.84%를 보유한 1대주주다. 특히 티엔엠의 1대 주주는 박 회장의 부인 송 아무개 씨로, 그는 지난 2013년 말 기준으로 지분 26.6%를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 회장의 세 아들도 각각 1% 씩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내이사 등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티엔엠이 신원의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조세포탈을 했고, 가족과 지인 등의 명의로 주식을 보유해 증여세를 탈세했다는 것이다. 즉 티엔엠은 박 회장이 회사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편법으로 만든 페이퍼컴퍼니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신원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박 회장의 탈세와 위법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국세청은 박 회장이 회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박 회장에게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부인 송 씨와 회사 관계자 등에게 증여세 탈루 혐의로 200억 원 가량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신원 측은 탈세 등 혐의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원그룹 측은 “워크아웃을 경험한 상황에서 주식을 가족들 이름으로 취득할 경우 돌아올 불편한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부인 명의의 회사를 설립해 지분을 매입한 것 같다”며 “타인 명의로 주식 취득이 이뤄진 것과 관련해 돈의 출처에 불법의 여지는 없다”며 “티엔엠의 주식 취득 자금은 박 회장이 보유하던 지역 케이블채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스띠벨리, 비키 등 여성복 브랜드로 유명한 신원그룹은 의류업체와 수출업체 등 총 1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