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빅테크 수장들, 공급난·가격 급등에 공개적 불만 표출…중국 CXMT 증산·기술 추격에 국내 반도체 업계 촉각

애플도 중국산 메모리 도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존 터너스 애플 CEO는 15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공급 제약은 절대적인 위기”라며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산 메모리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애플은 이미 CXMT D램을 시험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부담을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스페이스X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현재 가장 큰 제약 요인은 메모리”라고 말했다. 9월 16일 립부 탄 인텔 CEO도 ‘AI 인프라 서밋’ 대담에서 저가형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경우 전체 비용의 70∼80%가 메모리 비용으로 나가는 등 메모리 가격 폭등에 따른 기업들의 원가 압박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메모리 공급 부족률이 올해 약 20%, 2027년 19%, 2028년 1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3분기보다 10~15%, 낸드플래시는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애플과 테슬라 등 대형 고객사들이 중국산 제품을 실제로 채택할 경우 가격 협상력이나 장기적인 협력 관계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CXMT는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D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CXMT의 2028년 말 월간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이 50만~60만 장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XMT는 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주도하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다. CXMT는 차세대 D램 구조인 4F²(4F 스퀘어)를 적용한 차세대 서버용 DDR5 메모리 모듈(RDIMM)을 올해 말까지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실제 공급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첨단 AI 서버에 사용되는 HBM이나 범용 D램에서 여전히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CXMT의 기술 추격은 중장기 경쟁 변수지만 4F² 기반 서버 D램의 출시 계획이 단기적으로 기존 메모리 3사에 위협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