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장 가치 최소 2조 원대 껑충, 최근 실적도 호조…금호타이어 “국내 경영 독자적으로 판단”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는 최대주주가 중국계인 만큼,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가 상업용으로 변경될 때까지는 입조심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신용등급 상향 조정 소식도 전해졌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4월 금호타이어의 기업신용등급을 A0에서 A+(안정적)로 상향한 데 이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일반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조정으로 인해 당장 광주공장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재무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화재 등 악재에도 수천억 영업이익 달성
금호타이어는 최근 수년간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1년 2조 6012억 원에서 2022년 3조 5592억 원, 2025년에는 4조 7013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 부문은 2021년 415억 원 적자에서 2022년 흑자(231억 원)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5886억 원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회사 상황이 개선됐다.
2025년에는 광주공장 화재 등 악재에도 575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이 2022년 0.7%에서 2025년 12%대로 높아진 것인데,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고인치 타이어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의 판매 확대와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 원대, 영업이익 6000억 원대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실적에 비하면 주가는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10여 년째 3000~8000원의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추정된다. 타이어 기업이니만큼 주식시장에서 인기가 높지 않고, 거래가 부진한 와중에 채권은행 보유 지분이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산업은행이 7.43%, 우리은행이 3.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 지분을 일부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분율이 5%가 넘는 산업은행은 지분 변동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매도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은행 잠재 매물이 계속 주가를 억누르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주로 꼽힌 덕분에 지난 8월 일시적으로 8800원대까지 치솟기는 했지만, 거래량이 충분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광주공장 개발 기대감이 더 본격화해야 채권은행들이 지분을 여유있게 매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공장 부지는 분명히 매력도가 높은 자산이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공장 부지는 약 41만 5000㎡ 규모로 광주송정역과 가깝고,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는 군공항과 거리가 1.7km로 인접해 있다. 금호타이어 부지가 반도체 생산시설로 활용되지 않더라도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인구 유입과 주거·상업 수요 증가, 역세권 개발 가능성 등이 부지 가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부지 가치를 둘러싼 과거 평가 사례도 있다. 더블스타의 의뢰로 진행된 2019년 맥킨지의 평가에서는 광주공장 부지가 공장용지에서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되는 것을 전제로 최대 1조 940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제시됐다. 같은 해 딜로이트 안진의 평가액은 약 1조 원으로 알려졌다.
2022년 금호타이어가 통상임금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제시한 가치는 약 1조 4000억 원이었다. 편차는 조금 있지만, 최근에는 개발 기대감을 반영하면 최소 2조 원대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부지 가치를 사업보고서에 약 5000억 원가량으로 반영했다고 알려지고 있는 만큼, 개발만 가시화된다면 주가에는 긍정적일 전망이다.
#최대주주가 중국계…사모펀드는 “팔아라” 입질 중
다만 문제는 최대주주인 더블스타가 중국계라는 점이다.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한국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데, 그 일차적인 수혜가 중국계 최대주주로 이어진다는 점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말 현재 금호타이어의 부채비율은 138.8%이며, 총차입금이 2조 252억 원이다. 첫 삽을 뜨는 일정만 확정되면, 자산재평가만으로도 부채비율을 100%보다 훨씬 아래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이와 관련,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있다 보니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재매각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개선에 광주공장 부지의 개발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진 만큼, 더블스타가 부지 매각을 직접 추진하기보다 지분 전체 또는 일부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지 개발과 용도변경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회사 자체를 매각한다면 향후 개발 가능성까지 기업가치에 반영해 거래를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광주공장 매각 시 제기될 수 있는 반발을 고려하면 회사를 아예 매각하는 것이 낫다고 더블스타를 설득하는 사모펀드 운용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유일하게 믿을 만한 자회사로 전략적 가치가 커 매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 금호타이어의 생산기반과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고,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될수록 장기적인 사업적 이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금호타이어 지배구조도 일부 단순화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매각을 염두에 뒀다면 굳이 이 같은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월 중국 증시 상장사인 칭다오더블스타타이어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싱웨이코리아의 상위 지배회사 지분을 인수, 지배구조를 한 단계 줄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미 10년을 버텼는데, 지금에 와서 팔기는 아깝지 않겠느냐”면서 “최근 신평사들이 신용등급을 일제히 올려서 회사채 발행 여력도 충분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개발 과정에서 부정적인 논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회사를 매각하는 의사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대주주와 직접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중국 더블스타 측이 대주주이지만, 국내 사업에 관한 경영 판단은 금호타이어가 독자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