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동복지재단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매년 5월 열던 마을잔치를 올해부터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1971년 처음 연 이후 45년 만이다.
롯데그룹 측은 “그동안 교통 문제 등 민원이 많았던 데다 최근 분위기가 잔치를 할 상황이 아니어서 고민 끝에 잔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생가가 있던 울산 둔기리가 지난 1970년 울산공단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대암댐 건설로 수몰되자, 정든 집과 땅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을 이름을 따 ‘둔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이듬해 둔기회 회원들과 함께하는 마을잔치를 연 뒤 2013년까지 43번 잔치를 진행해왔다. 둔기회 회원은 현재 1000여 가구로 늘어, 2013년 잔치에는 1600여 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열려던 44회 잔치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취소했다.
하지만 매년 마을잔치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잔치 개최 장소 인근 주민들은 교통혼잡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에 롯데 측은 “잔치는 끝났지만 울산에서 활동하는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고향 사랑과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 사재 570억 원을 출연해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1999년 울산자연과학고에 전산교육관을 지어 기증했고, 울산과학관에도 240억 원을 기부하는 등 남다른 고향사랑을 보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