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번 주가 상승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한마디로 외국투자자와 국내자본가들의 돈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의 재산가치가 늘어 소비가 늘어나야 한다. 동시에 기업의 자금조달이 용이하여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 그리하여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정반대다. 최근 우리경제는 디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져 성장률이 떨어지고 실업이 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는 0.4%를 기록했다. 담뱃값 인상분 0.6%를 제하면 마이너스 0.2%이다. 마이너스 물가가 4개월째 지속되면서 투자와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돈을 푸는 정책을 펴자 자금이 부동자금으로 흐르고 오히려 기업투자나 민간소비는 위축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까지 낮추는 추세다. 문제는 유동성장세의 거품이 꺼질 경우 경제가 회생이 어려운 붕괴위기로 치닫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가 상승은 경제를 망가뜨리며 국부유출과 부의 양극화만 초래하는 재앙으로 끝날 수 있다.
주가상승은 양날이 칼이다. 방치하면 경제를 투기거품으로 무너트리는 화를 초래하나 올바르게 활용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약이 된다. 이런 견지에서 우리경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주가 상승을 경제 살리기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결연하게 산업구조를 개혁하고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들의 창업과 투자여건을 확실하게 개선해야 한다. 기업들은 불황 때 투자를 해야 나중에 호황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일자리 만드는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무력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아무 일이라도 팔을 걷고 소비를 늘려 경제의 주인으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주가상승이 투자와 소비를 증가시켜 경제를 살리고, 경제 살리기가 다시 주가상승을 견인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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