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일요신문]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이번엔 처남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홍 지사의 처남이 2억 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홍 지사의 처남 이 아무개 씨(56)가 한 사업가로부터 2억여 원을 가로챘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를 한 사업가는 A 건설업체 대표 김 아무개 씨(48)이며, “옛 영등포교도소 시설 철거권을 준다며 돈을 빌려간 뒤 가로챘다”며 이 씨를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고소장에서 “이 씨가 2013년 말 찾아와 ‘서울 구로구 옛 영등포교도소 철거 건을 갖고 있는데, 철거 공사를 계약해주겠다’면서 1억 1100만 원을 받아갔다”며 “이듬해 공사 무산 뒤에도 빌려간 돈과 추가 배상액(1억 원)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는 “심지어 이 씨는 매형(홍 지사)과 옛 영등포교도소 부지 사업 시행을 하는 LH공사 자회사의 사장이 친해서 자신이 철거 공사를 맡았다는 말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1949년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들어선 옛 영등포교도소는 수형자 전용 시설로 사용되다 2011년 천왕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지은 새 시설로 이전했다. 옛 교도소 부지는 시설 철거 후 대규모 주상 복합 단지 개발을 앞두고 있다가 시행사와 건설사 간 이견으로 표류 중이다. 김 씨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공증까지 받아 돈을 빌려줬지만, 철거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한편 홍 지사의 처남 이 씨는 사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씨는 “공사가 무산된 건 내 책임이 아니다. 다른 사업을 추진 중인데, 돈이 마련되면 곧 갚을 예정”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씨는 “사업차 지방 일정이 있다”면서 경찰 출석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