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잃고 명예도 잃었다
공 전 교육감의 뒤를 이은 사람은 곽노현 전 교육감이다. 2010년 선거 당시 진보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중도 사퇴한 박명기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넸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당시 곽 전 교육감은 “2억 원은 선의로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2012년 9월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재임기간 내내 재판이 진행돼 ‘식물 교육감’이라는 오명을 덤으로 얻었다.
문용린 전 교육감 역시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12년 선거 당시 ‘보수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4월 30일 1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조희연 현 교육감 역시 지난 선거에서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 23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역대 서울시 교육감들은 명예도 잃고 돈도 잃었다. 공 전 교육감의 경우 당선무효로 인해 보전받은 선거비용 28억 8515만 원을 ‘토해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공 전 교육감은 4월 28일 기준 5600만여 원을 반환했고, 사학연금으로 매월 200만여 원씩 납부하고 있다. 곽 전 교육감은 금액이 더 많다. 반환대상금액은 35억 3749만 원이며, 지금까지 고작 1292만 원을 반환했다. 게다가 본인 소유의 재산과 수입이 거의 없어 선거비용 반환은 1년 넘게 답보상태다. 문 전 교육감은 형이 확정될 때에는 32억 1701만 원을 반납해야 한다.
물론 ‘교육감 잔혹사’는 서울에만 그치지 않는다. 잠적한 최규호 전라북도 교육감의 후임인 김승환 교육감은 고발당한 지 2년여 만인 지난 30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2013년 교육부(당시 교과부)가 요청한 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혐의였다. 김 전 교육감은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아 교육부와 갈등을 빚었다. 갈등은 김 전 교육감이 백기를 들면서 일단락됐지만 교육부가 고발을 취하하지 않아 결국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충청북도의 김병우 교육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2013년 5월 어버이날을 맞아 양말을 넣은 감사편지를 도내 선거구민에게 보내 기부행위 혐의와 함께, 같은 해 9월 자신이 상임대표로 활동했던 단체 회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추석 편지를 보내 사전선거운동 혐의도 받았다.
교육감 지위를 남용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교육감들도 있다. 김종성 전 충청남도 교육감은 지난해 9월 징역 3년 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2012년 교육감으로 재직하던 당시, 장학사 선발 시험에서 일부 응시자들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다.
나근형 전 인천시 교육감의 전횡도 만만찮다. 직원 5명으로부터 출장비, 선물 명목으로 1900만여 원의 금품을 받았고, 6차례에 걸쳐 자신의 측근을 승진 후보자로 내정한 뒤 지위를 이용해 근무 평가 순위를 조작하도록 인사팀장에게 지시했다. 나 전 교육감은 지난 2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