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병상에서 인터뷰를 자청한 최진실. 오른쪽은 조성민.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지난 2002년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음을 먼저 알린 사람은 조성민이었다. 이에 최진실은 “왜 기자회견까지 열었는지 모르겠다”며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곧바로 사태수습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역전되었다. 최진실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밤중의 폭행사건’에 대한 전모를 먼저 알렸고, 조성민이 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이들의 부부문제가 다시 세상 밖으로 노출되었다.
그렇다면 최진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언론 알리기로 나선 이유가 뭘까. 먼저 최진실은 ‘폭행’이라는 가장 악화된 상황을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진실의 주장대로 조성민으로부터 1시간 동안 감금 폭행을 당했다면, 이 같은 ‘대형사고’를 조용히 수습하기 어려웠을 것.
그러나 전치 3주의 진단결과가 나온 몸 상태로 카메라 앞에 나선다는 것은 여배우로서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일이다. 더구나 최진실은 병상 인터뷰뿐 아니라 아수라장이 된 집 내부까지 언론에 공개하며 이번 사태를 적극적으로 노출시켰다. 이 사실은 최진실이 언론과 여론의 ‘평가’를 감수하면서까지 조성민과의 악화된 상황에 대해 알리고 싶었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 때문에 주변인들은 “그동안 이혼 결심을 굳히지 못했던 최진실이 이번 일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조성민이 이날 최진실의 집을 찾은 것은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한밤중 자신의 집을 찾은 조성민이 딱해 보여 문을 열어주었다는 최진실. 그러나 불과 잠시 뒤 두 사람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안타까운 부모의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양주와 소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왜 갑자기 큰 싸움을 벌이게 된 걸까. 당시 두 사람은 이혼문제, 양육문제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싸움의 ‘불씨’가 된 얘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최진실과 조성민 모두 명쾌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해 양측이 ‘언급’한 부분 역시 상반된 내용이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먼저 조성민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 최진실이 ‘과거 이야기’를 끄집어내며 격앙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최진실은 ‘여자문제’가 아닌 ‘(아들)환희가 한 말’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진실은 “여자문제를 거론한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마음이 상했던 것은 보름 전(조성민이 최근 최진실의 집에 다녀간 시점) 왔을 때 환희가 “아빠 미워, 이제 우리 집에 오지 마’라고 말한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미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 문제 삼고 이 때문에 서로에 대한 감정이 멀어졌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들에겐 그 부분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어 그날 싸움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여전한 궁금증으로 남아있다.
처음 두 사람의 파경 소식이 알려질 때만해도 최진실은 둘째아이를 임신중이었다. 따라서 당시만 해도 ‘아이들을 위해서 절대 이혼만은 하지 않겠다’는 최진실의 강한 의지에 대해 측근들과 연예 관계자들은 절대적으로 수긍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진화되기만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가 무산된 것은 불과 얼마 뒤, 최진실 측에서 조성민이 운영하던 빵집과 시부모가 살던 경기도 양수리의 집까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였다. 당시 최진실이 강경한 태도로 나서자 연예계에서는 ‘이혼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1년 넘게 이혼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돈과 양육권, 친권 문제 때문이다. 최진실은 조성민으로부터 모든 권리를 포기하기 전에는 이혼 도장을 찍어질 수 없다는 태도이고 조성민은 돈도, 아이들도 포기할 수 없다며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천명한 바 있다. 여기서 돈이라 함은 두 사람이 공동 명의로 돼 있는 잠원동 집과 조성민이 최진실과 장모한테 빌린 돈을 갚으라는 것. 조성민이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진실이 줄기차게 이 내용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두고 조성민의 아버지 조주형씨는 “돈보다도 친권을 포기하게 하려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