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7일 서울중앙지법은 20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고, 미국에서 800만 달러(약 86억 원) 상당의 원정도박을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상습도박)를 받고 있는 장세주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장세주 회장은 지난 1990년 마카오 카지노에서 도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산 지 25년 만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 판사는 “보완수사 등을 거쳐 추가로 제출된 자료까지 종합해 볼 때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한 정도로 소명이 이뤄진 점, 구체적인 증거인멸의 정황이 새롭게 확인된 점 등을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지난달 28일 장세주 회장에 대한 첫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장세주 회장이 첫 번째 영장실질심사 직전 회사에 106억 원을 갚자 법원은 피해변제 의지로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사흘 만인 지난 1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검찰은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기존 혐의에 장세주 회장이 지난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무자료 거래를 동원해 회삿돈 12억여 원을 횡령한 정황을 추가했다. 아울러 장세주 회장이 철강 대리점 업주로부터 시가 5억 원이 넘는 골프장 회원권과 고급 외제 승용차를 받은 것을 포착했다.
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되자 장세주 회장은 추가된 횡령 혐의 액수인 12억 원을 갚았지만 결국 법원은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장세주 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오너 구속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