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 이미지 속 ‘민낯’ 아리송
TV에 출연해 유명세를 탔던 A 경사. 사진출처=서울경찰 블로그
이 때문에 A 경사는 소속 경찰서 지구대 일대에서 ‘로보캅’ 혹은 ‘보디빌더 경찰’로 통했다. 이러한 유명세에 힘입어 A 경사는 최근 MBC <경찰청 사람들 2015>에까지 출연하게 됐다. 범인 잘 잡는 경찰 이미지에 훈남 보디빌더라는 경력까지 더해졌으니 A 경사의 화려한 이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동안 쌓아온 A 경사의 명성이 흔들리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발단은 지난 6일 서울지방경찰청으로 A 경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여대생 B 씨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영등포 인근 헬스장에서 수차례에 걸쳐 A 경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A 경사가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인터넷에 삽시간에 번졌다. 가입자 수 2만 명에 이르던 A 경사의 ‘페이스북’ 팬페이지도 현재는 접속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A 경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여대생 B 씨에게 말을 걸며 헬스 개인 트레이닝을 해주겠다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A 경사가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 등을 만졌고 “가슴이 탱탱하다”, “계속 안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대생 B 씨는 성추행의 후유증으로 주소이전까지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경사는 “성추행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운동을 가르치면서 생기는 신체접촉은 미리 동의를 구했다는 것이다. A 경사 소속 지구대 관계자는 “(A 경사 성추행 혐의) 수사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하고 있다. 진행 상황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A 경사는 현재 병가를 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A 경사도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사가 출연 중이던 MBC <경찰청 사람들 2015>도 시름이 깊어졌다. A 경사 성추행 파문 직후 MBC 측은 “동일 인물인지 경찰 측과 확인 중”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7일 방송된 <경찰청 사람들 2015>은 A 경사 분량이 통편집됐다. 아직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논란의 여지를 미리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시판에도 A 경사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MBC 관계자는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하차 논의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면서도 “조사 결과에 따라 출연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MBC 측은 A 경사와 더이상 추가 녹화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현재 A 경사는 성추행 혐의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트레이너 역을 자처하며 겸직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대생 B 씨는 A 경사가 개인강습을 빌미로 월 100만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법상 공무원은 영리활동에 종사할 수 없게 되어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 관계자는 “아직 (A 경사)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것은 없다”며 “(A 경사 징계에 관한 것은) 사건 경위를 조사해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야 이야기 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잇따르는 경찰 성추문 “내 아내를…” 동료끼리 대질심문 헐~ 현직 경찰들의 성추문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의 한 경찰서는 동료의 부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던 경찰관 C 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의 다른 경찰서는 후배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로 E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E 경위는 순찰차에서 함께 근무 중이던 후배 여순경의 허벅지를 네 차례 만지고 “같이 자러 가자”고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가 수차례 E 경위에게 거부 의사를 표했지만 성추행이 계속되자 내부에 피해사실을 알리게 됐다”며 “현재 E 경위는 대기발령 상태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