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파 골라내기’가 운명 좌우
이들의 결속력은 지난 2·8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빛났다. 호남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박 의원은 경선 초반부터 ‘대세론’을 타고 거침없이 질주한 문 대표를 끝까지 위협했다. 친노 내부에서 큰 격차의 승리를 예상한 것과는 달리, 최종 결과는 문 대표 45.30%, 박 의원 41.78%. 양자의 득표율 격차는 3.52%포인트에 불과했다.
경선 막판 최대 변수였던 ‘룰(지지후보 없음의 유효투표 산정 문제)의 전쟁’이 문 대표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지 않았다면, 박 의원이 승리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시 호남이 박 의원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서 ‘영광의 패배’를 맛봤다”며 “반면 문 대표는 ‘상처뿐인 영광’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선거캠프를 꾸리는 과정에서 동교동계 권노갑 고문과 손학규 전 상임고문, 추미애 의원 등과 가까운 당내 비노계를 모두 끌어안았다. 캠프 후원회장을 맡은 김학재 전 법무부 차관을 필두로, 대변인에 김유정 전 의원, 비서실장에 전현희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무지원단에는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재림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용길 대전 김대중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 ▲김한정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이훈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황인철 전 청와대 통치사료비서관 등이 합류했다. 박 의원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이에 비해 김한길계는 김관영(전북 군산) 노웅래(서울 마포갑)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문병호(인천 부평갑) 변재일(충북 청원) 안민석(경기 오산) 이상민(대전 유성)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정성호(경기 양주·동두천) 주승용(전남 여수시을) 최재천(서울 성동구갑) 의원 등 12명이다. 수도권 8명(김한길 포함), 충청권 2명, 호남 2명이다.
자신의 계파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에 오른 만큼 김 전 대표의 힘도 한층 커지게 됐다. 여기에 민병두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 이상민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2·8 전국대의원대회 당시 당심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내 중심에 김한길계가 있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윤지상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