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황교안 법무무 장관을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일요신문]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정 지역 여성들에 대한 편향적 시각과 특정 종교에 대한 보수적 편향성이 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총리에게 요구되는 ‘사회 통합’과 거리가 멀다는 평도 나온다.
논란이 된 과거 발언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가정 폭력의 원인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부산 지역 기독교 신문 <한국 기독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4년 3월, 당시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이던 황 후보자는 기독교 신자인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산은 전국에서 뺑소니와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이 모든 원인은 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기자가 “뺑소니는 그렇다 치고, 부인 구타 사건은 전부 술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반론하자 황 후보자는 “사실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 반면 남자들은 말싸움이 안 되니까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것”이라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황 후보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하다. 때문에 과거 ‘샘물교회 선교사건’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황 후보자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근무하던 2007년, 샘물교회 신도 2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세력에 살해된 사건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에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선교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렸다.
또 2012년 7월 발간한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 따르면 “교회 산하 유치원 교사는 교회에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교회로부터 임금을 수령하는 근로자”라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교회와 같은 종교단체에 대하여는 그 특성상 노조를 설립할 수 없도록 노동법에 예외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썼다.
황 후보자의 이러한 발언들은 그가 특정 종교에 보수적 편향성을 심하게 갖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위험한 시각’일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과거 발언에 대해 종교 편향성이 불거지자 황 후보자는 “국민들 걱정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판에 목소리가 식지 않고 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불교계 단체들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어 “국민 통합에 역행하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