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안전기술공단 목익수 이사장.
최근 공단의 한 직원이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동 직원이 담당하던 공단 신사옥 취득신고를 제 때 하지 못해 신고불성실 가산세 5480만원을 납부하게 됐다. 또 업무용 차량의 사적인 사용에 대한 외부감사가 실시되는 등 일부 직원으로 인해 공단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대다수 성실히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목 이사장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해 청렴 실천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고 공단 미션인 선박 안전 확보 노력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 전 임직원이 공단의 거버넌스를 올바로 이해하고 최고 수준의 윤리의식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목 이사장은 청렴문화가 조기에 확고히 정착될 수 있기 위해서는 상급자의 솔선수범이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재차 강조했다.
28일 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목 이사장은 논란이 된 취득 무신고 가산세에 대해 단 한 푼도 공단에 재정적 손해를 끼칠 수 없다며 본인 임기 중 이자포함 전액을 자신의 월급에서 변제하기로 했다. 또한 업무용 차량의 엄격한 사용규정 준수를 요청하고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을 일깨우며 온실가스배출 감소를 통한 환경보호 운동에 동참하자는 뜻에서 향후 100일 동안 출․퇴근 시 이사장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공단 규정에 의하면 직원의 업무상 단순 실수에 의해 금전적 손해 발생 시 해당 직원으로부터 환수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더구나 본 건은 지방세 납부이기 때문에 해당 가산세가 국가적으로는 낭비되는 것도 아닌 셈이다.
또한 업무용 차량에 대한 일부 직원의 관리 소홀은 이사장이 직접 책임질 사안이 아니며 목 이사장은 관용차를 엄격히 업무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목 이사장은 근무기강을 엄중히 해 유사한 실수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하면서도 자발적 동기 부여를 일으킬 수 있는 조치를 취했다.
특강 후 임직원들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목 이사장의 문제해결 방식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공단에서는 내부 고발자를 색출해 ‘왜 내부고발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고발에만 의존하게 됐는지, 그로 인해 내부시스템에 의한 교정의 기회를 놓치게 했는지를 규명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대해 목 이사장은 “그것이 사안의 본질이 아니며 어떤 경우든 내부고발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오히려 내부고발을 장려토록 이사장 핫라인을 포함한 공단의 거버넌스를 잘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거버넌스와 지속 가능한 발전`제하의 특강도 이러한 배경으로 실시하게 됐다.
한편 목 이사장은 지난 2월 공단 신사옥 이전 시 10년이 다된 집무실 집기나 직원 책상 등 가구를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게 하는 등 신사옥 이전 관련 예산 7억여원을 절감했다. 또 외부 행사 때 나눠 주는 기념품 등을 모두 모아 사내 체육대회 경품으로 내놓는 등 공직자로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30여년간 해운업계에 종사하다가 지난해 10월 27일 공모에 의해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목 이사장은 윤리의식이나 투명성 지수가 최고수준인 노르웨이·스웨덴기업의 계열사에서 10여년간 근무했다. 그 중 5년을 아시아 최고의 청렴국가 싱가포르에서 근무했다. 목 이사장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투명사회 구현을 위한 NGO 단체인 한국투명성기구 회원으로 매월 회비를 납부하며 후원하고 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