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런티에 질리고 소속사 문턱서 운다
▲ 배용준 | ||
설문조사 결과 가장 캐스팅하기 어려운 배우로 손꼽힌 이는 누구였을까. 역시 1위에는 배용준이었다. 무려 35%의 답변자가 배용준에게 아낌없이 한 표를 던진 것. 웰메이드 필름 변종은 대표는 “드라마건 영화건 배용준이 출연하면 일본에서 엄청난 규모의 투자자금이 들어온다”면서 “이는 분명 좋은 현상이고 기회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부담감으로 인해 작품 선택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2위는 16%의 지지를 받은 심은하. 이미 공식 은퇴를 밝혔기 때문에 심은하의 캐스팅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도 2위 자리에 오른 걸 보면 아직도 그의 컴백을 바라는 이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3위는 15%를 받은 전지현이, 4위에는 8%의 지지를 받은 고현정과 원빈이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원하는 배우를 캐스팅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객관식으로 건넨 이 질문에서 가장 높은 표를 받은 답변은 ‘고액의 개런티에 대한 부담감’ ‘캐릭터나 시놉시스에 대한 배우측의 지나친 요구’가 34%표와 32%표로 박빙의 차이를 보였다.
고액의 개런티를 문제로 지적한 이들은 대부분 방송국 PD들인 데 반해 ‘배우측의 지나친 요구’를 답한 이들은 대부분 영화계 인사들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배우측’이란 소속사를 의미한다. “지나치게 권력화된 구조의 대형 연예 기획사가 문제”라는 오명수 감독은 “소속사가 아닌 배우가 직접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들과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상대 배역에 대한 해당 배우의 거부감’이 12%로 가장 적은 표를 받았고 기타 답변으로 ‘배우 본인의 의지’, ‘소속사 인맥과 의지’ 등이 거론됐다. 한편 김경형 감독은 “거절의 대답은 대부분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지만 정치적 판단에 따라 출연작을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정치적 판단’이란 배급사, 제작사, 상대 배우의 지명도 등을 고려한 판단을 의미한다.
신민섭 기자, 조성아 기자
▲ 심은하(왼쪽), 전지현 | ||
설문조사 결과 ‘영화 편당 2억원, 드라마 회당 5백만원’에 답변한 이들이 38%, ‘영화 편당 3억원 드라마 편당 1천만원’을 답한 이들이 32%였다. 한편 현재 제작 실정을 감안한 개런티 마지노선은 드라마 회당 1천5백만원, 영화 편당 3억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
제작비 수준이 고정된 방송국 PD의 경우 현재의 개런티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지만 드라마 외주제작사나 영화제작사의 경우 현재 수준이 적정하다는 상반된 의견을 나타냈다.
영화계에서는 현재의 개런티 지급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이들도 있었다. 김경형 감독은 “영화 규모, 제작 기간 등에 따른 옵션 다양화가 절실하다”고 얘기한다. 편당 계약 방식의 영화의 경우 제작 기간이 길고 짧음과 관계없이 지명도에 따라 편당 출연료가 결정된다. 이런 방식을 드라마처럼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선 웰메이드 필름의 변종은 대표도 같은 입장이다. “미국의 경우 개런티 협상에서 회차를 중시하고 이를 정확하게 지킨다”고 설명하며 촬영 회차와 기간에 따른 개런티 책정 방식 변화를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