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YTN 방송 화면 캡처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양철한)는 검찰청사 형사조정실에서 황산을 뿌려 자신의 조교 및 형사조정위원 등 5명에게 화상을 입힌 혐의(살인미수) 등으로 기소된 대학 조교수 서 아무개 씨(38)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서 씨)은 준사법절차가 이뤄지는 곳에서 사전 계획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는 수차례 피부이식을 받는 등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여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주위적 혐의인 살인미수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 예비적 혐의인 폭력행위처벌법상 집단·흉기 등 상해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흉기 등 통상적 인명살상 도구가 아닌 흡입하지 않으면 사망 우려가 적은 황산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춰 피고인에게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일정 금액을 변제했고,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1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서 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서 씨는 지난해 12월 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 청사 내 404호 형사조정실에서 자신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조교 강 아무개 씨(21·대학생)와 형사조정 절차를 밟던 중에 농도 95%의 황산 543㎖를 강 씨에게 뿌렸다. 이 사건으로 강 씨를 비롯해 강 씨와 당시 조정실 안에 함께 있던 강 씨 부모, 형사조정위원 이 아무개 씨(여·50), 법률자문위원 박 아무개 씨(62) 등 5명에게 화상을 입었다.
경기도의 한 전문대학 전직 조교수였던 서 씨는 지난해 6월 서류정리와 출석체크 등 조교를 맡긴 강 씨와 업무 문제로 불거진 갈등이 학교에 알려져 자신이 재임용 심사에 탈락했다고 여기고 강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앙심을 품고 있다가, 이러한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