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남자 달라고 매일 기도 드려요”
▲ 현재 KBS 월·화 드라마 <웨딩>에서 ‘윤수’ 역할로 출연중인 탤런트 명세빈.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KBS 월·화 드라마 <웨딩>(정해룡 연출·오수연 극본)에서 ‘윤수’ 역할로 출연중인 명세빈의 각오다. ‘유쾌한 노처녀 여기자’에서 1년여 만에 ‘성숙한 느낌의 플로리스트’로 돌아온 명세빈을 만나봤다.
1년여의 공백, 오랜만에 다시 브라운관을 통해 얼굴을 비친 명세빈은 그동안 해외여행 전문가라도 된 듯 한 모습이다. 쉬는 동안 돌아본 세계 각지에 대한 느낌을 얘기하는 그의 눈빛이 너무나 초롱초롱 빛나 보인다.
“연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년 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했어요.”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잦은 해외여행으로 돈이 떨어져 컴백했다’는 그의 브라운관 복귀작이 바로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웨딩>이다. 이 드라마로 방송 복귀를 결정한 이유를 묻자 그는 ‘성숙’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며 이번 작품과 배역을 설명한다.
“출연 제의를 받고 접한 <웨딩>의 시놉시스와 대본이 너무 좋았어요. 문득 사랑을 느끼고 싶을 때 어울리는 드라마라는 생각에 출연을 마음먹었고 성숙해진 느낌의 청순미를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이라 망설일 필요가 없었어요.”
사실 그동안 명세빈이라는 배우를 설명하며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청순’이다. 이전 작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통해 어찌 보면 굴레였을지 모르는 ‘청순’을 뛰어넘은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청순’으로 회귀했다.
“지금까지의 드라마에서 선보인 청순은 ‘수줍어하고 내숭떠는’ 청순이었다면 이번에는 ‘성숙한 청순’”이라는 명세빈은 “사랑하는 이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양보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고 설명한다. 같은 ‘청순’일지라도 변화를 갖고 그 깊이를 달리하고 싶다는 바람의 말과 함께.
드라마 제목이 <웨딩>인 만큼 그 내용도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가 중심이다. 드라마 속 배역처럼 명세빈 역시 나이가 꽉 찬 결혼적령기의 처녀다. 집안 어른들도 올 초부터는 결혼과 관련한 잔소리를 시작했고 본인 역시 최근 들어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를 위해 요즘 그는 내후년 결혼을 목표로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달라’는 작정 기도에 돌입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언니가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통해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는 모습을 보고 시작한 명세빈의 ‘배우자를 위한 기도’는 벌써 석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다만 그 언니는 ‘결혼해 외국에 나가 살고 싶다’고 기도해 그 뜻을 이뤘지만 하필 그 외국이 동남아시아였다고. 이런 이유로 “원하는 나라까지 구체적으로 기도할 걸”이라며 아쉬워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며 명세빈은 좀 더 구체적인 기도를 드리고 있다.
그렇다면 명세빈이 꿈꾸는 남자, 아니 그의 기도 속 배우자의 구체적인 조건은 어떤 것들일까. 우선 나이는 본인보다 아래로 두 살, 위로 네 살 차이 이내여야 하고 키는 176cm 이상으로 너무 커도 안된다고 못 박았다. 여기에 자신과 같이 믿음이 있는 남성이여야 한다는 게 기본 사항.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성격은 온유하면서도 외향적이어서 자신을 리드해주고 또 재밌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외모는 두 가지 조건이 필수인데 속쌍꺼풀이 있고 머리숱도 많아야 한다. 또한 취미는 운동으로 자신에게 각종 운동을 가르쳐주며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게 명세빈의 바람. 또한 직업은 건축가였으면 한다고.
“배우자와 함께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멋진 건축물을 감상하고 싶어요. 배우자가 건축가여서 각각의 건물에 얽힌 사연과 건축양식을 설명해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건축가는 직업 특성상 이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일 것 같아 끌리기도 하고요.”
‘정확한’ 기도를 위해 그는 이런 세부 조건들을 종이에 기록해두고 꼼꼼히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명세빈의 열성적인 ‘배우자 기도’에 대해 옆에 있던 이현우는 “너, (결혼하기) 어렵겠다”라고 얘기한다. 실제 ‘쉽지 않은 조건’임이 사실이다.
다만 요즘에는 일 때문에 ‘배우자 기도’가 소홀해져 걱정이라고. 드라마가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 바쁜 촬영 스케줄 사이에서 ‘건강을 지켜달라’는 기도가 먼저 나와 ‘배우자 기도’는 뒤로 밀려 있다. 가장 중요한 건강을 위해선 기도 외에도 한약 복용과 골프 등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명세빈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한류 스타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드라마 <웨딩>은 대표적인 한류스타인 류시원(일본 한류 주도) 장나라(중국 한류 주도)를 전면에 내세워 ‘한류 열풍’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명세빈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매력을 동남아시아 전역의 팬들에게 알릴 기회를 맞이한 것. 따라서 명세빈의 활동 영역 역시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바빠질수록 ‘배우자 기도’에 매달릴 시간도 점점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