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강수…제대로 먹힐까
조국 혁신위원
지난 10일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혁신위원 명단을 발표하자 조 교수는 자신의 SNS에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혁신위가 더 좋은 혁신안을 만듦과 동시에 즉각 집행할 수 있도록 미력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혁신위 활동에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조 교수의 ‘활동 능력’에 대한 우려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정치경험이 없는 인사가 과연 정치인들이 인정할 만한 혁신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너무 이상적으로 치우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 4월 재·보궐 참패 후 조 교수는 도덕적·법적 하자가 있는 인사들의 예외 없는 불출마와 호남 현역 의원 40% 이상 물갈이, 4선 이상 중진의원 용퇴·적지 출마 등 고강도 혁신구성안을 당에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박지원 의원 등 비노계 의원들은 “호남 4선 등 일괄적용은 옳지 못하다”며 반감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지도부 의원실 보좌관은 “혁신위 승패 문제는 조국 교수에 달려 있다. 조국 교수가 혁신위 내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은데 130명의 의원들이 이걸 받아들일지가 걱정이다. 조 교수가 어떤 혁신안을 주장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수도권의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를 두고 ‘조국 변수’라고 칭했다. 이 의원은 “혁신위 활동은 ‘조국 변수’에 달려있다. 조 교수의 주장대로만 한다면 혁신이 아닌 혁명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라며 “혁신위가 운영될수록 당내 분위기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혁신위 인사 구성을 보고 의원들 사이에서 당내 분열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교수가 학자 출신에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안철수 의원과 매치되기도 한다. 안 의원도 민주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무공천’ 공약 시행을 주장했지만 좌초됐다.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에서는 무공천 공약을 강력히 밀어붙였지만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불발됐다.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만 무공천을 한다면 선거 실패 확률이 높다는 것이 반대 의견의 골자였다. 무공천 공약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내놓은 혁신안임에도 막상 ‘현실정치’에서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위기였다.
김상진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는 “조국 교수는 이미 혁신위에 들어가기 전 혁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에 혁신위 참여 자체가 그 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결국 혁신위 성패 여부는 실현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라며 “총재 시절에는 총재에 의해 물갈이가 가능했지만 당이 민주화되면서 기득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에 의해 물갈이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문재인 당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혁신위가 성공한다면 김상곤 위원장과 조국 교수의 몸값은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겸임교수는 “두 사람이 문 대표와 가깝다고 해서 어정쩡하게 혁신하고 공천을 보장받았다면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혁신위가 성공한다면 김 위원장은 물론이고 정치 경험이 없는 조국 교수 또한 안철수 의원처럼 주변에서 추대 형식의 물결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 교수의 성공 여부는 본인의 능력보다 새정치연합 정치인들의 자기희생과 혁신의지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조국 교수는 말 그대로 변수일 뿐 결국 그 고통은 새정치연합이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