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아름다운동행’ vs 뚝심 ‘천적’ 격돌
지난해 YTN배 대상경주. 작은 사진들은 렛츠런파크서울에서 4월 25일 열린 8경주에서 아름다운동행(왼쪽)이, 4월 5일 열린 8경주에서 천적(오른쪽)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아름다운동행(3세·암·7전3/1/1·한명로·구자흥:91)=에이피인디 계열인 에이피워리어의 자마로 다소 왜소한 체구지만 뛰어난 추입력으로, 단거리에서 중장거리로 넘어오면서 더욱 안정적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직전경주에선 페이스를 오판해서 걸음을 남기며 늦추입했다. 비록 순위는 3위였지만 막판에 터진 순간 폭발력은 가히 일품이었다. 당시보다 거리가 더 늘어났지만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 우승후보!
#리얼텐(3세·수·10전4/3/0·김종철·송문길:100)=힘과 지구력이 좋지만 순간스피드는 좋은 말이 아닌데 직전 1400미터 헤럴드배에서 아이러니하게 인기 1위로 팔린 말. 최고의 스프린터들 속에선 힘 한번 못쓰고 따라가다 끝난다고 판단했는데 실제 경주도 그대로 됐다. 조교사나 기수나 다들 실망했겠지만 오히려 이번 경주가 이 말한테는 찬스가 아닌가 싶다. 거리가 적정하고 이렇다할 빠른 말이 없어서 최소한 자연스레 앞선에 가세할 수 있는 경주흐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전 가능!
#당산대협(4세·거·14전3/3/2·남기태·우창구:103)=최근 1800미터에서 세 번 연속 입상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말. 인디킹의 자마인데 조부는 앞서의 아름다운동행과 같은 에이피인디다. 말하자면 두 마필은 사촌지간. 순간적인 스피드는 부족하지만 전 구간을 끈끈하게 뛰는 지구력이 좋아 이변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로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여건은 좋은 편이 아니다.
#천적(4세·거·20전3/1/5·조금제·김학수:99)=부마인 세익스피어와 조부인 시에트리컬뿐만 아니라 외조부 자이언트코지웨이까지 장거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다. 혈통상으로는 완벽한 장거리형이고 실전에서도 그런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자신의 타고난 자질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좀더 강한 조교가 아쉽다. 순발력도 있지만 대시능력이 좋아 중간에 거리를 좁히며 뛸 수 있는 뚝심도 있어 능력상으로는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장미언덕(5세·암·17전4/5/1·김원숙·박대흥:104)=출전마 중에서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객관적인 능력이 근소하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1군시절 2300미터까지 출전했을 만큼 장거리 경험이 풍부하다. 한때 2등급으로 강급됐지만 곧바로 우승하면서 1군에 재진입했다. 한 가지 더 유리한 부분은 마령경주인 데다 암말이라 높은 부중에서 해방이 된다는 점이다. ‘날개를 단 호랑이’가 과연 우승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블랙테리엇(6세·거·27전4/4/1·심상환·황영원:85)=지난 1월에 우승한 이후 계속해서 하위권에서 고전하고 있는 마필. 우승할 당시의 경주도 편성이 약했다는 평가이고 보면 이번 경주에선 ‘환골탈태’하지 않는 한 기대하기 힘든 말이다. 전력이 다 드러난 노장마를 대상경주에 내보내는 건 머리숫자 채우는 것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어린 말이라면 큰 경주를 경험하게 해주는 의미도 있지만.
#라스트무대(5세·수·36전4/6/5·정수남·지용철:104)=한동안 정말 고전했는데 5세가 된 이후부터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강한 상대들 속에서도 5위권 이내로 오르내리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부마 더그룸이즈레드만 기억하는 분들은 장거리혈통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조부가 2400미터까지 뛰던 런어웨이그룸이고 외조부가 2500미터까지 우승한 화이트머즐이다. 당일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할 복병이다.
#케이어센딩(4세·암·16전3/1/3·최홍일·배대선:97)=스톰캣의 자마들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장거리까지 진출했던 블루그래스캣의 딸이다. 장거리로 진출한 이후부터는 경주력 자체는 잘 유지되 있는데도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체구가 크지 않은 암말에게 부담중량이 과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는데, 이번엔 고부중에서 해방된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노시크릿모어(6세·수·32전3/5/4·서부·유재길:97)=한때 1군에서도 중상위권에 속했던 말인데 근래 들어 노쇠기미를 보이며 2군으로 강급됐다. 아직 2군에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예전의 경주력을 기대하기엔 무리로 보이지만 충실한 훈련과 함께 컨디션만 회복하면 이런 편성에선 언제든지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저력은 갖추고 있는 말이다. 왕년의 기억에 미련을 갖고 계속 베팅하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이지만 왕년의 기억은 간혹 행운을 가져다준다. 현장에서 컨디션 체크는 꼭 필요하다.
#승부신화(5세·암·28전0/3/4·이기훈·서정하:87)=28전0승이란 전적이 말해주듯 2군까지 올라오는 동안 우승맛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암말 5세면 능력발휘는 다 했다고 볼 수 있는 나이라 더 나올 걸음도 딱히 없다고 할 수 있다. 능력에 비해 결정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 일반경주에서도 중하위권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번 경주에서도 큰 기대는 무리로 보인다.
#초원여제(6세·암·39전5/7/7·조동식·정호익:102)=한때 국내산마 암말 중에선 강자로 군림했고 대상경주에서도 간혹 입상을 했었다. 나이가 들면서 선두력도 무뎌지고 대시능력도 떨어지면서 거의 모든 경주를 따라가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지난 3월 29일 경주에서 뛴 이후 장기간 휴양을 하고 있다. 우제3중수골원위단이단성골연골염을 앓은 이후 좌상, 찰과상 등을 앓았고 주로 훈련은 지난 12일부터 재개했다. 예전의 명성만 기억하고 베팅하기엔 나이도 많고 부진이 너무 장기적이다. 지우는 말!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