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장애인위계등 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50)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11년 여름부터 2013년 10월까지 자신의 집에서 지적장애 2급인 10대 친딸을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범행 일시가 특정되지 않고 너무 포괄적이어서 방어권 행사를 곤란케 한다”며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A 씨의 7차례 성폭행 및 1차례 성추행 혐의에 대해선 피해 입은 딸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고, 범행을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여름과 2013년 10월 2차례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딸의 지적능력이나 사건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정확한 피해 날짜까지 기억하는 것은 어렵다”며 “범행 경위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만큼 경험하지 않고 꾸며낸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A 씨는 딸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신뢰관계와 우월적 지위, 딸의 지적 장애 등을 이용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A 씨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법원도 1·2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고 원심을 유지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