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부(부장판사 강태훈)는 3일 유 씨가 문화일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유 씨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문화일보는 유 씨가 수사 과정에서 당초 사증번호 없는 사증을 제시했다가 뒤늦게 사증번호가 있는 것을 제시한 것처럼 의혹을 제기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했다.
문화일보는 지난해 3월 유 씨의 북한 비자가 위·변조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유 씨가 당초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를 통해 제시한 북한 비자에는 사증번호가 공란으로 돼있었으나 이후 공개된 비자에는 번호가 추가됐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뉴스타파의 측은 “비자번호를 모자이크한 화면을 내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씨 역시 “비자가 위·변조된 사실이 없고 뉴스타파가 편집화면을 내보낸 것이라고 기자에게 설명을 했는데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기사 내용이 의혹제기 수준에 가까워 허위보도로 보기 어렵다”며 유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언론 매체의 보도를 통한 명예훼손은 파급력과 사후 명예회복의 어려움 등에 비춰볼 때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문화일보는 편집 마감 직전 유 씨 측 변호사로부터 사실관계를 전해듣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기사를 보도했다”며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임수 기자 ims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