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인터뷰는 후원업체 홍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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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터뷰는 쉽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기자들은 인터뷰 한 번을 따내기 위해 간과 쓸개를 집에 떼어놓고 나온다. 실수로 몸속에 넣고 나왔다해도 인터뷰 섭외를 하면서 다 녹아 없어진다.
인터뷰를 위해서는 섭외가 먼저다. 만일 대상이 톱스타라면 적어도 30통쯤은 전화를 걸어야 한다. 제일 먼저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예의를 갖추고 인터뷰를 요청한다. 자신이 관리하는 연예인이 마침 하는 일 없이 방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더라도 매니저는 그 혹은 그녀가 너무 바쁘다고 대답한다. 한가하다는 인상을 주기 싫으며 동시에 절대로 ‘쉬운’ 연예인으로 비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기자들은 입술에 침을 가득 바르곤 ‘그 바쁜 시간을 조금이라도 쪼개어 달라’고 사정을 하는 게 예의다. 그리고 며칠간 매니저의 미꾸라지 같은 언변과 기자의 애걸복걸이 오고간다. 그것으로도 안되겠다고 판단되면 기자는 그 혹은 그녀가 자주 가는 미용실의 원장을 구워 삶는다. 특히 패션지 기자들에게 점수 따두는 것을 가장 좋은 영업으로 아는 원장들은 기자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고객의 머리 혹은 얼굴을 매만지며 재주껏 청탁이 성사되도록 주선한다.
그래도 안된다면? 연예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단골집을 들쑤시게 된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는 B는 그가 잘 가는 술집의 사장을 통해, 외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A는 그가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 사장의 힘을 빌어 인터뷰가 성사됐다는 뒷얘기가 나오고 있다.
요즘은 기획사들이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하면서 인터뷰 조건은 한층 복잡해졌다. 자신들의 간판급 연예인을 인터뷰하는 대신 신인도 소개해달라는 식. 얼마 전 한 미니시리즈에 함께 출연한 S와 P가 좋은 예다. 아주 신인 시절부터 P는 S의 ‘옵션’으로 모든 매체에 함께 등장했다.
인터뷰가 결정됐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미리 기획한 인터뷰의 컨셉트에 따라 의상을 준비해 놓았다가 실패한 경우도 있다. 신세대 스타로 CF에서 종횡무진하는 K는 특정 브랜드의 의상만 입고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의 코디네이터가 준비해 온 옷을 입지 않고는 인터뷰할 수 없다고 버틴다. 심청전 배경에 신데렐라 의상을 내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지면을 펑크낼 수 없는 기자는 물러설 수밖에 없다. 그녀는 인터뷰나 화보를 찍을 때마다 그 브랜드의 옷만 입고 나간다는 조건으로 매번 기백만원어치의 옷을 선물받고 있다는 것을 기자는 나중에 알았다.
한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 옷을 골라가며 받아 입는다는 남자배우 L은 그 대가로 그 브랜드의 옷만 입어야 한다며 잡지사가 준비한 옷은 거들떠도 안본다.
평소 인터뷰하기 싫어하는 톱배우 B가 자진해서 인터뷰를 하겠다고 해서 한 잡지사가 들떴다. 그런데 옵션이 있었다. 자신이 몰고온 자동차의 엠블럼이 주먹만하게 나오도록 찍어달라는 것. 고가의 외제차를 거의 헐값으로 사는 대가로 그랬다는 사실을 듣고 기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도대체 연예인들은 무슨 생각으로 인터뷰를 하는 것일까? 물론 그들은 잘 생긴 외모와 매력적인 이미지로 대중의 기호에 부응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 하나는 아무리 잘 생겼다고 해도 대중이 봐주지 않으면 그들이 함부로 말해대는 ‘평민’과 다를 것이 없다. 연예인들의 많은 부와 명성의 출발은 바로 대중의 사랑이다.
‘인터뷰(inter+view)’는 말 그대로 안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안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작업마저도 돈을 입히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매니저들 역시 숨겨 놓은 뒷방 애기씨 다루듯 아프다, 힘들다, 바쁘다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무엇 때문에 오늘의 그들이 될 수 있었는지를 상기시켜 대중에게 헌신하는 연예인의 본질을 가르쳐야 한다. 앵무새처럼 ‘모른다’ ‘할 말 없다’만 연습시킬 것이 아니라 안도 꾸며줘야 한다. 종종 스포츠 신문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아연실색하게 된다. 이 사람이 그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도 되는 사람일까 의구심이 일기 때문이다.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