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온천 문닫은 까닭

노천탕이 음란파티장으로…

[일요신문]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생전 자주 찾았던 곳으로 유명한 도치기현의 시오바라 온천. 짙푸른 녹음과 굽이굽이 아름다운 계곡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을 자랑하는 온천이다. 특히 200엔(약 18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노천탕 ‘후도노유(不動の湯)’는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지난 6월부터 후도노유가 무기한 폐쇄 조치돼 궁금증이 인다.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이와 관련, 일본 대중지 <주간포스트>는 “풍기문란을 일삼는 사례가 빈번해 후도노유를 폐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정은 이렇다. 약 1년 전부터 수십 명의 남녀가 집단으로 찾아와 음란행위를 하거나 몰래 비디오촬영을 하면서 관광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던 것. <주간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남녀혼욕 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정기적으로 후도노유를 찾았다”고 한다. 과다노출을 일삼았으며 비디오로 촬영하는 것은 부지기수. 심지어 성행위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온천 주변지에는 버려지는 피임도구가 넘쳐나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급기야 주민자치회는 노천탕 후도노유를 무기한 폐쇄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후도노유가 ‘음란 장소’ 된 데에는 독특한 운영 시스템이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곡에 온천이 만들어져 있었던 탓에 상주 관리인이 없었으며, 온천 이용자는 입구에 마련된 요금함에 알아서 요금을 넣고 들어가는 구조다. 어쨌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위로 피해를 보는 건 선량한 온천 손님들. 오랜만에 후도노유를 찾았다는 50대 부부는 “독특한 운치가 좋아서 곧잘 왔던 곳인데 폐쇄는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