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만 비굴하면 인터뷰가 술술~
▲ 시상식 같은 복잡한 취재현장에서 인터뷰에 성공하기 위해 리포터들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개발한다. | ||
근데 네티즌들이여! 스타들과의 인터뷰 한마디 한마디를 위해 리포터들이 쉴 틈 없이 두뇌회전을 해야 함을 알고는 있는가. 성공적인 인터뷰를 위한 나만의 리포터 X-파일을 공개하겠다.
먼저 스타들의 요구 사항이 다양한 만큼 나의 대처법도 다양하다. 뻔한 답을 되풀이하는 게 지겨운지 항상 새로운 스타일의 질문을 요구하는 스타들이 많다. 그럴 땐 크게 고민할 필요 없이 방송 대본이 필요 없는 일상적인 질문이나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면 된다.
카리스마의 지존 최민수 역시 인터뷰에서 독특한 질문들을 좋아하곤 하는데 도대체 왜 해외진출을 안 하느냐고 묻자 “나는 대한민국이 제일 좋다. 말이 통하는 나라라서”라는 솔직한 대답으로 좌중을 즐겁게 했다.
때론 인터뷰에 앞서 본인에게 질문을 좀 자제해달라는 스타들도 있다. 조한선 송일국 양동근 등이 대표적인데 이른바 단답형 스타들이다. 이유는 단 하나. 본인들의 언변에 자신이 없어서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쓸데없는 말을 안 할 뿐 말을 못하는 편이 아니다.
취재 현장의 스타일에 따라 인터뷰 요령도 다양해진다. 시상식이나 결혼식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현장에서는 수많은 보디가드들을 뚫고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기껏해야 한두 마디 듣는 정도가 고작이지만 저 사람과 어떻게든 팔짱을 껴야한다는 생각으로 들이대면 그 복잡한 와중에서도 길이 보인다. 때론 조금이라도 편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우리의 공공의 적 보디가드들과 담배 한 개피 동침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에휴….
아무튼 이런 복잡한 취재 속에서도 친한 스타들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전주국제영화제 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내동댕이쳐지기 직전의 나를 구해줬던(자연스럽게 내 마이크 잡은 손을 가까이 끌어줘서 인터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아중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근데, ‘미안하다, 편집됐다’^^;
또 큰 스케일의 취재 현장에 가면 매체별로 개별 인터뷰 순서가 자연스레 정해진다. 보통 방송 3사의 연예 프로에 우선권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때론 현장에 도착한 순서대로 정해지거나 번호 뽑기를 할 때도 있다. 이럴 때 최고의 순번은 2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 1번 인터뷰는 스타들의 입이 덜 풀려서 조금은 딱딱한 인터뷰가 나오게 마련이며 또한 3번 이상으로 넘어갈 경우 했던 말을 되풀이해야 하는 스타들이 지쳐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X-파일에는 언제나 숨길 수 없는 치부가 있게 마련이다. 바로 나의 비굴함이 바로 그것이다. 스타들의 인터뷰에 앞서 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이런 얘기 믿으실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정말 팬입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여자 스타일 경우 ‘대한민국 여자 연예인들 다 만나 봤지만 거짓말 아니고 ○○씨가 제일 예쁘시네요~ 우와~’등의 말이다. 뭐 애교 섞인 거짓말로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상대방을 높이고 나를 낮춤이 인터뷰의 철칙이라면 적어도 그런 도입은 아주 좋은 효과를 가져다준다. 또한 인터뷰 전 ‘공통점 유발’을 통해 친밀감을 극대화시켜야함도 필수! 처음으로 밝히지만 난 내가 만난 스타들 반 이상의 중·고등학교 선후배다. 때론 대학교까지(괘씸하다고 느끼시는 스타 분들~ 나의 귀여운 선의의 거짓말을 눈감아주세요) 말이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