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새누리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에도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김무성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묵언’(默言)”이라며 결속을 강조했지만 계파 갈등의 여진은 여전히 남아 있는 분위기다.
9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러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김무성 대표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이 하나로 결속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 나가는 데 매진하겠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묵언(默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 발언 이후에도 곳곳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정치인이 책임질 때는 고독하게 홀로 결단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모든 국민이 믿는 신념을 이번 사태가 흔들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중재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원내대표 자리는 개인 정치의 자리가 아니다”라며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이렇듯 유 전 원내대표 사퇴를 기점으로 당장 계파 갈등은 잠복하겠지만 언제든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상당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친박-비박 간 공천 지분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될 수도 있다. 갈등이 심화될 경우 김 대표의 책임론도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양상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