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채널A 방송화면 캡처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중태에 빠져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라 아무개 할머니(89)가 18일 오전 1시 41분쯤 숨졌다.
라 씨는 사건 발생 후 김천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경북대병원으로 후송된 상태였다.
이로써 이번 사건으로 숨진 피해 할머니는 6명 중 2명으로 늘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숨진 라 씨와 같은 마을에 사는 80대 할머니 A 씨를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 씨 집 주변 수색을 통해 뚜껑이 없는 자양강장제 병이 발견한 것을 유력한 증거로 보고 있다. 감식 결과 병 속에는 피해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에 든 살충제와 같은 성분의 살충제가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살충제는 무색무취한 맹독성 농약으로 지난 2012년 판매가 금지됐다.
또한 살충제가 남은 자양강장제 병에 찍힌 유효기간과 A 씨 집에 보관 중인 같은 종류 자양강장제 병의 유효기간이 같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다른 자양강장제 병에는 농약이 들어 있지 않았다.
이밖에 경찰은 사건 발생 후 A 씨가 보인 행적과 각종 진술 등에서도 의심스러운 점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A 씨는 체포 후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또한 거짓말탐지기 사용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3시 43분쯤 상주시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사이다 병에 든 음료수를 나눠마시고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경찰 등은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 성분 분석을 통해 판매 금지 농약인 살충제가 든 사실을 확인했다.
할머니 6명 가운데 정 아무개 씨(여·86)씨는 지난 15일 숨졌다. 신 아무개 씨(여·65)는 의식을 되찾았지만 나머지 3명은 여전히 중태다.
경찰은 사고 당일 사이다 병마개가 자양강장제 병뚜껑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수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사건 발생 후 확보한 각종 증거자료 등을 통해 2차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