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강간범 빌 코스비를 고발합니다”
지난 27일 발행된 <뉴욕매거진> 커버 사진이 미국 사회에 다시금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커버에는 의자에 앉아있는 서른다섯 명의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빈 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이 여성들은 모두 과거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었으며, 빈 의자는 아직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다른 피해 여성들이 용기를 내주길 바란다는 의미였다. 무려 서른다섯 명의 여성들이 동시에 코스비를 고발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 것이 사실. 지금까지 코스비에게 당한 여성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도 분명 놀라웠지만 그보다 <뉴욕매거진>은 이 많은 여성들이 힘을 합쳐 뭉쳤다는 데 더욱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코스비를 고발하려고 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혹은 코스비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했던 힘없는 여성들이 마침내 한데 모여 용기를 냈다는 것은 분명 의미하는 바가 큰 것이었다.
빌 코스비. 로이터/뉴시스
지금까지 코스비에게 성폭행 혹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공개하고 나선 여성들은 모두 마흔여섯 명. 이 가운데 <뉴욕매거진>에 실명을 공개하고 인터뷰를 실시한 여성들은 서른다섯 명이었다. 피해 여성들의 연령은 20대 초반부터 80대까지 다양했으며, 슈퍼모델, 기자, 플레이보이 버니걸, 작가 등 직업도 저마다 달랐다.
코스비의 성폭행 수법은 늘 같았다. 먼저 여성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한 다음 술과 함께 최면성 수면제나 진정제를 먹인 후 성폭행하는 식이었다. 약물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으며, 다음 날 알몸인 상태로 눈을 뜬 후에야 비로소 어렴풋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뉴욕매거진>의 이번 특집 기사는 6개월 전부터 기획된 것이었다. 먼저 두 명의 피해 여성이 잡지사와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곧 이에 동참하길 희망하는 여성들 수가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잡지가 발행되기 불과 이틀 전 두 명의 여성이 더 용기를 내어 사진 촬영에 응하면서 총 서른다섯 명의 여성들이 극적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17세 때 처음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하는 셜랜 라샤는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제 나는 코스비보다 더 힘있는 사람으로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그리고 자신들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은 여성들은 평생 숨겨왔던 어두운 진실을 공유하게 되면서 이제는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비의 피해 여성들은 미국 10개 주에 흩어져 있으며, 그동안 수치심과 모욕감 때문에, 그리고 아무리 진실을 이야기해도 당시 미국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자상한 ‘국민 아빠’였던 코스비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코스비를 고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건 실제 그렇기도 했다. 그간 몇몇 여성들이 용기를 내서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그때마다 대부분은 돈이나 유명세를 노리고 접근한 꽃뱀 정도로 여기거나 혹은 흑인의 성공을 시샘하는 백인들이 거짓말로 코스비를 몰락시키려 한다며 의심했다.
피해 여성인 조앤 태시스는 “나는 또 다른 피해 여성인 바바라 보먼의 기사를 읽고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서기로 결심했다. 누군가는 나를 믿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일은 분명 일어났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피해 여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것에 대해 “마치 우리가 협곡에서 다 함께 요들송을 부르기 시작하자 산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뉴욕매거진>을 통해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서른다섯 명의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직업 : 모델, 배우 피해 시기 : 1980년대 중반 존슨이 코스비를 처음 만난 곳은 <코스비쇼> 세트장이었다. 코스비가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갓 내린 커피 한 잔을 그녀에게 권했다. 두 모금을 마셨던 존슨은 금세 코스비가 커피에 약물을 탔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그녀에게 다가와 허리를 감싸는 코스비를 향해 존슨은 욕을 퍼부으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코스비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아래층으로 끌고 내려가다시피 했다. 집밖으로 쫓겨난 그녀는 그렇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2014년 <버네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존슨은 “나는 다른 여성들처럼 코스비를 고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잃어야만 했다”라고 말했다. 스토이어(59) 직업 : 전 트레이닝 및 개발 전문가 피해 시기 : 1978년, 1980년 매사추세츠 대학에 재직하고 있던 스토이어가 코스비를 만난 것은 22세 때였다. 코스비는 가수 지망생이었던 스토이어에게 멘토가 되어 주겠다며 접근했다. 집에서 저녁 파티가 있다며 그녀를 집으로 초대했지만 정작 집에 도착해보니 초대된 사람은 그녀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코스비가 권한 음료를 몇 모금 마신 후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다음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목욕가운을 입은 코스비가 자신의 옷을 벗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코스비는 그 후로도 계속해서 연락을 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코스비가 애틀랜틱시티 저택으로 그녀를 다시 한 번 초대했다. 그 자리에서 코스비는 또 알약 두 개와 샴페인 한 잔을 건넸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알몸인 상태로 눈을 떴으며, 그렇게 또 한 번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녀는 “나는 경찰에 신고할 용기는 없었다. 70년대 말에는 여자들이 힘 있는 남자들에게 도전하던 시대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음악 교사 피해 시기 : 1984년 연기 지망생이었던 토마스는 24세 때 에이전트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코스비가 연기 지도를 해주겠다고 제안했으니 만나보라는 것이었다. 코스비를 만난 그녀는 코스비가 준비한 대본을 읽었다. 대본 속의 장면은 술집이었고, 그녀는 술 취한 여성 역할을 맡았다. 코스비는 화이트 와인 한 잔을 따라주면서 소품으로 사용하라고 말했으며, 그녀는 시키는 대로 와인을 마시면서 연기를 했다. 그 후 그녀는 아무것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눈을 떠보니 코스비가 벌거벗은 채 자신에게 오럴섹스를 강요하고 있었다. 직업 : 작가 피해 시기 : 1990년경 모델 지망생이었던 앨리슨은 에이전트의 소개를 통해 처음 코스비를 만났다. 뉴욕 저택으로 초대되어 코스비를 찾아갔던 그녀는 그곳에서 코스비가 건넨 와인 한 잔을 마시고 몸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코스비가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나를 부축하더니 옆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내 팔을 뒤로 꺾었다. 그 다음 기억나는 것은 바닥으로 떨어지는 정액의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코스비를 신고하려고 마음먹었던 적이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 존경받고 있던 좋은 이미지의 흑인을 몰락시킨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플레이보이 버니, 가수, 배우, 간호사 피해 시기 : 1969년 코스비가 공동 운영하고 있던 ‘카페 피가로’에서 친구와 저녁을 먹다가 코스비를 알게 됐다. 코스비는 둘에게 다가와 “기분 전환 겸 내 집에서 스팀 사우나를 하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코스비의 집에 찾아가 함께 저녁식사를 할 때만 해도 모든 것은 평범했다. 하지만 코스비가 “마시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라고 말하면서 와인잔에 알약을 넣어 준 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곧 몸이 이상해진 둘은 의식을 잃었다. 눈을 뜨자 소파 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친구와 그 위에 올라타 있는 코스비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는 마치 매 또는 독수리 같았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이후 그는 내 앞에 앉더니 바지 지퍼를 내리고 오럴섹스를 강요했다. 그리고 나를 돌려 세우고는 후배위로 나를 성폭행했다. 직업 : 전직 배우, 라스베이거스 쇼걸 피해 시기 : 1973~1974년 맥키는 코스비와 8년 동안 알고 지내면서 친구처럼 지냈다. 디트로이트에서 쇼를 마친 코스비가 그녀를 자신의 호텔방으로 초대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고 말았다. 그날 그녀는 코스비가 건넨 약물을 삼킨 후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다. 그녀는 “당시 나는 너무 혼란스러웠고, 충격을 받아 감정이 뒤엉켜 있었다. 모든 일이 너무 빨리 벌어졌다. 코스비는 내 오랜 친구였다. 그와 함께 일도 했었다. 그는 결코 나에게 수작을 걸지 않았었다. 일이 벌어지고 난 후 나는 대체 그가 왜 그랬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가 정신이 나갔었나? 마약을 했나?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예술가, PAVE 대사 피해 시기 : 1985~1987년 처음 코스비를 만났을 때 그녀 나이는 17세였다. 당시 모델 겸 배우 지망생이었던 그녀는 에이전트를 통해 연기 지도를 자처했던 코스비를 소개 받았다. 코스비는 2년 동안 그녀에게 약물을 먹인 후 성폭행하는 짓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코스비와 함께 있는 절반의 시간 동안 늘 약물에 취해 있었던 그녀는 모든 것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한번은 내가 어렴풋이 ‘지금 뭐한 거죠?’라고 묻자 그는 ‘네 옷을 벗겼어. 술에 취해 오바이트를 해서 좀 세탁해야 했거든’이라고 말했다. 나는 언제든 맨해튼 거리로 뛰쳐나가서 ‘빌 코스비에게 강간당했어요’라고 외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누가 내 말을 믿었겠는가?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코미디클럽 매니저 피해 시기 : 1979~1980년 코미디클럽을 관리하면서 자연스레 코스비와 친분을 쌓았던 그녀는 2년 반가량 코스비와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에몬스가 코스비에게 두통약이 있냐고 물었고, 코스비는 두통약보다 더 강력한 것이 있다면서 알약 하나를 건넸다. 알약을 삼켰던 에몬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발견한 것은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과 역시 알몸으로 옆에 누워있는 코스비의 친구의 모습이었다. 눈을 뜬 그 남성이 “어젯밤 즐거웠어?”라고 물었지만 그녀는 그날 밤 일을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옷을 입고 방을 나서는 그녀는 코스비에게 “어제 나한테 대체 무슨 약을 준 거죠?”라고 물었고, 코스비는 “두통으로 힘들어하길래 퀘일루드를 줬지”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플레이보이 버니, 호텔 이사, 현 소규모 이삿짐 회사 사장 피해 시기 : 1979년 시카고의 플레이보이 클럽에서 일하면서 코스비를 알게 됐다. 어느 날 저녁식사에 초대한 코스비를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당시 코스비가 권한 칵테일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후 성폭행 당했다. 눈을 떠보니 코스비의 침대에 누워 있었던 그녀는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알몸인 상태였다. 그리고 옆에는 알몸인 코스비가 누워 있었다. 그녀는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코스비는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왔다. 상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자 ‘코스비가 휴 헤프너의 절친이란 거 잘 알고 있지? 아무도 네 말을 믿어주지 않을 거니까 그냥 입 다물고 있어’라는 말만 되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직업 : 변호사 피해 시기 : 1970년대 초반 당시 가수 및 모델 지망생이었던 그녀는 친구를 통해 코스비를 알게 됐다. 코스비의 ‘카페 피가로’에서 만나 점심을 먹던 그녀는 코스비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감기약이라며 권한 알약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 삼켰다. 알약을 먹은 후 그녀는 코스비의 부축을 받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집으로 들어온 코스비는 그녀의 옷을 벗기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음부를 만지면서 자위를 했다. 아파트를 나서면서 코스비는 테이블에 100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올려놓았다. 2005년 콘스탄드 재판에서 실명을 밝히고 증언했던 그린은 “그때는 코스비가 언론을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5년, 이제 우리에게는 SNS가 있다. 우리는 없어질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직업 : 기자 및 음반 홍보 담당 피해 시기 : 1969년 19세였던 태시스는 당시 코미디 작가로 막 일을 시작하고 있던 소녀였다. 코스비가 “함께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그의 호텔방에서 처음 단독으로 만남을 가졌다 코스비가 권한 칵테일을 몇 모금 마신 후 곧바로 의식을 잃었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신의 옷을 벗기고 있는 코스비의 모습을 보았다. 순간 성병에 걸렸다고 둘러대자 코스비가 머리채를 잡고 오럴섹스를 강요했다. 두 번째 만남은 뉴욕에서 이뤄졌다. 먼저 그의 호텔방에서 음료 한 잔을 마신 후 그의 코미디쇼를 보러 나갔지만 곧 머리가 멍해졌다. “마치 커다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말한 그녀는 그 다음 날 코스비와 함께 나란히 알몸으로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는 “골목길에서의 성폭행과 이 성폭행이 다른 점은 매주 TV에서 그의 얼굴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코스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내 속은 끓었다. 부모님이 <코스비쇼>를 같이 보자고 하거나 사람들이 코스비의 유머에 열광할 때마다 나는 ‘당신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라고 속으로 되뇌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모델 겸 배우 피해 시기 : 1975년 시카고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난 코스비가 며칠 후 다시 시카고에 왔다며 만날 것을 제안했다. 자신의 숙소가 플레이보이 맨션이라고 말한 코스비는 그녀를 그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코스비가 건넨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벌거벗은 채 코스비와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뿐이었다.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당시 나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뭔지는 정확히는 몰랐다. 나는 그 일을 억지로 잊고 혼자만의 비밀로 숨겨 두었었다”라고 토로했다. 직업 : 작가 피해 시기 : 1987년 TV산업 컨퍼런스에서 취재차 기자로 참석했던 그녀는 그곳에서 코스비를 처음 만났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그녀에게 코스비는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호텔 앞에 도착하자 코스비는 “잠깐 호텔방에 들렀다 가자”고 제안했고, 그녀는 호텔방에서 코스비가 권한 음료를 마시고 의식을 잃었다. 소파에 앉은 채 눈을 떴던 그녀는 턱 아래로 침이 뚝뚝 떨어진 채 쓰러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브래지어 후크는 풀려 있었고, 그 앞에는 코스비가 서있었다. 그녀는 “피해 여성들의 공통점은 모두 성공지향적이었다는 데 있었다. 코스비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해서 우리에게 접근했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세일즈우먼 피해 시기 : 1969년 18세 때 코스비의 ‘카페 피가로’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코스비를 알게 됐다. 어느 날 밤 코스비가 집까지 태워주겠다며 제안했다. 하지만 집으로 가는 대신 코스비는 해변가로 자동차를 몰았고, 그곳에서 강제로 그녀 위에 올라탔다. 가까스로 차 안에서 도망쳐 나온 그녀는 “나는 폭행만 당했다. 성폭행은 당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동안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있었던 그녀는 코스비의 피해 여성이 악플에 시달리는 것을 본 후 결심했다. 그녀는 “나는 당시 내 자신을 질책했었다.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했었다. 잘못한 건 내가 아니라 바로 코스비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은 평생을 희생자로 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 이사 보좌관, 기업가 피해 시기 : 1981년 혼합복식 테니스 경기를 하면서 당시 상대팀이었던 코스비를 만났다. 코스비의 무대 뒤편 의상실로 초대받은 그녀는 그곳에서 코스비가 건넨 음료를 마셨다. 그리고 그날 밤, 몇 가지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긴 했지만 모두가 흐릿했다. 코스비가 그녀의 위로 올라가 키스를 시도하는 모습, 아내 이름이 새겨진 은팔찌를 두르고 있는 코스비의 손목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나는 비겁했다. 25살이었을 때는 가정적인 모습의 유명인사가 한 짓을 폭로할 경우 사람들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여길 것 같아 두려웠다. 지금까지 다른 희생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두려웠고, 창피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모델 피해 시기 : 1969년 모델 에이전트를 통해 처음 코스비를 만났을 때 그녀의 나이는 21세였다. 코스비의 쇼를 구경한 후 함께 저녁식사를 했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코스비가 선물을 준비했다면서 잠깐 자신의 호텔방에 들렀다 갈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호텔방에서 코스비가 건넨 음료를 한 모금 마신 후 바로 의식을 잃었고,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눈을 떴다. 그녀는 “그때 나는 마치 내가 살아있는 러브돌처럼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작가 피해 시기 : 1980년대 말 17세 모델 지망생이었던 톰슨은 처음 에이전트에 도착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코스비쇼>의 세트장으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멘토를 약속하는 코스비를 처음 만났다. 점차 코스비와의 관계는 거북해졌다. 이상한 만남을 요구하는 코스비의 연락을 끊으려고 했지만 결국 코스비는 그녀를 무력으로 쓰러뜨리고 성폭행했다. 그녀는 “내가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는 걸 알았던 코스비가 손으로 핸드크림 병을 가리킨 후 가져오라고 시켰다. 나는 그의 성기를 손으로 만져 주었다. 내가 방을 나설 때 코스비는 원하지도 않은 700달러를 손에 쥐어 주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배우 겸 가수 피해 시기 : 1960년대 중반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코스비를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었다. 하지만 가수를 꿈꾸던 17세 무렵 드라마 세트장에서 코스비를 만난 후 악몽은 시작됐다. 재즈 클럽에서 코스비를 만나 음료를 마신 후 정신이 몽롱해졌던 그녀는 낯선 아파트에서 알몸으로 눈을 떴다. 코스비는 “샴페인을 너무 많이 마셔서 취했다. 그래서 아파트로 데리고 와서 재웠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코스비의 말을 믿었다. 그래서 코스비가 다시 매직쇼에 초대했을 때도 의심 없이 그를 만났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녀는 다음 날 알몸인 상태로 눈을 떴다. 그 후 다시는 코스비를 만나지 않았던 그녀는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어머니도 내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직업 : 간호사 피해 시기 : 1976년 코스비의 초대를 받아 라스베이거스 쇼를 보러 갔던 그녀는 쇼가 끝난 후 코스비의 의상실에서 그를 만났다. 코스비가 건넨 알약을 삼켰던 그녀가 기억하는 것이라곤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뒤에서 그녀를 덮치고 있는 코스비의 모습뿐이었다. 코스비는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으면서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모델, 스튜어디스, 특수교육 교사 피해 시기 : 1984년경 모델 에이전트를 통해 코스비를 만난 후 수개월 동안 커플로 지내면서 데이트를 했다. 헤어진 후 몇 주가 지났을 무렵 코스비가 덴버 나이트클럽 쇼에 그녀를 초대했다. 무대 뒤편 의상실로 그를 만나러 갔던 그녀는 그곳에서 코스비가 권하는 카푸치노를 마신 후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동차 뒷좌석이었고, 브래지어 후크는 풀려 있었다. 페리에는 “나는 매우 슬펐고 혼자였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플레이보이 버니 피해 시기 : 1967년 LA 국제공항에서 만난 한 남성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여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그 남성은 자신이 코스비와 친한 사이라고 말하면서 함께 코스비 저택에 놀러갈 것을 제안했다.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남성을 따라 나섰던 페리그노는 코스비의 저택에서 코스비 부부와 데이트남과 함께 당구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코스비의 아내와 데이트남이 방을 나가자 코스비는 본색을 드러냈다. 뒤에서 그녀를 덮친 코스비는 키스를 시도했다. 그 길로 도망쳐 나온 그녀는 “2005년 라디오에서 한 여성이 울면서 코스비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놓는 것을 들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그날 밤 일도 다 계획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공항의 그 남자는 코스비의 뚜쟁이였던 것이 틀림없다”라고 주장했다. 직업: 모델 피해 시기 : 1982년 코스비가 배역 하나를 주겠다면서 레이크 타호의 저택으로 디킨슨을 초대했을 때 그녀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코스비가 와인 한 잔과 알약을 건넸고, 그녀는 그렇게 다음날 아침 알몸인 채로 눈을 떴다. 어렴풋이 코스비가 위에 올라탔던 모습이 기억나긴 했지만 또렷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다리 사이에는 분명 정액이 묻어 있었다. 디킨슨은 “그날 아침 일어난 후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지난 수년간 이 사실을 내 영혼 한편에 숨겨 두었었다. 내 인생은 그 후 비참하게, 비극적으로, 정신적 쇼크를 받아 영원히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배우 피해 시기 : 1971년 <투나잇쇼>에 출연하기 위해 대기실에서 준비하고 있던 중 코스비에게 성추행당했다.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온 코스비가 다짜고짜 바지 지퍼를 내리더니 그녀의 입 속으로 자신의 성기를 쑤셔 넣었다. 그녀는 “마치 쇼에 출연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무대 뒤에서 그러는 듯 모든 것이 자동적으로 이뤄졌다. 나는 저항할 수가 없었다. 그는 코스비였다. 스태프들이 내 이름을 호명하는데도 코스비는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가 일을 마치고 서둘러 나간 후 무대 위에서 내 이름을 호명했다. ‘제가 루이사 모리츠입니다!’ 나는 좀비 같았다. 나는 자리에 앉았고 쇼는 시작됐다. 나는 그를 쳐다보지 않았고, 그 역시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직업 : 프로젝트 매니저 피해 시기 : 1996년 코스비의 개인 에이전트에서 일하고 있던 그녀는 점차 코스비와 사생활, 가족 문제,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친구가 됐다. 어느 날 코스비가 호텔방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자면서 초대했다. 코스비는 “당신은 좀 쉬어야 돼”라고 말하면서 알약을 건넸다. 알약을 먹은 후 눈을 뜨자 알몸으로 코스비와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그녀는 “수년 동안 나는 나 혼자만 당한 줄 알고 있었다. 다른 여성들이 앞으로 나서자 이제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제 갇혀있던 방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모델, 영양사 피해 시기 : 1986년 모델 지망생이었던 라샤가 코스비를 처음 만난 것은 라스베이거스에서였다. 코스비가 포드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를 소개해주겠다면서 라샤를 라스베이거스 호텔방으로 초대했다. 감기약이라면서 건넨 푸른색 알약을 삼킨 라샤는 에이전트가 도착하기 전 준비해야 한다는 코스비의 말에 따라 목욕가운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물로 적셨다. 에이전트 관계자인지 모를 누군가 방으로 들어와서 몇 장의 사진을 찍더니 잽싸게 사라졌다. 다시 단 둘이 방에 남자 코스비가 커피 한 잔을 건넸다. 몸이 이상해진 라샤가 침대에 쓰러지자 코스비가 침대로 올라와 다리를 벌려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열세 시간이 지난 후 눈을 뜨니 침대 옆에 서있는 코스비가 손뼉을 치면서 “아빠다. 어서 일어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면서 코스비는 1500달러를 건네면서 쇼핑을 하라고 말했다. 그녀는 “코스비의 영향력 때문에 나는 평생 두려웠다. 나는 항상 울면서 보냈다. 내 아이들이 ‘코스비쇼’를 보지 못하도록 했다. 보면 내가 울음이 터졌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법률비서 피해 시기 : 1973년 친구들과 함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유명인 테니스 대회를 관람하던 중 코스비를 만났다. 하루종일 뒤를 쫓아다니는 코스비를 피해 그녀와 친구들은 숨바꼭질하듯이 도망 다녔다. 마침내 한 레스토랑에서 코스비와 마주쳤던 헤이스는 저녁식사 도중 코스비로부터 가슴을 움켜잡히는 성추행을 당했다. 직업 : 전직 플레이보이 버니 피해 시기 : 1977년 <플레이보이> 잡지 모델이었던 버터필드의 사진을 본 코스비가 먼저 연락을 취해왔다.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에 그녀를 초대한 코스비는 직접 비행기 티켓을 끊어주는 친절도 베풀었다. 그날 밤 코스비의 저택에는 많은 손님들이 묵고 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버터필드의 방은 게스트하우스의 가장 구석진 방이었다. 방으로 들어온 코스비가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고 키스를 시도했다. 그녀는 “그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난 안다. 그의 눈빛이 무엇이었는지도 안다. 자상했던 그 남자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라고 의아해했다. 직업 : TV 방송국 무대 관리자 피해 시기 : 1982년 코스비가 쇼를 하던 ‘하라스’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었다. 그녀는 코스비가 집으로 초대했을 때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코스비가 건넨 알약을 삼키고 함께 보드게임을 하던 중 보드판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소파 위에서 눈을 뜬 그녀는 바지 지퍼가 열려 있고 블라우스 버튼이 풀려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코스비가 막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모습이 눈앞에 들어왔다. 직업 : 전직 카지노 직원 피해 시기 : 1970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일하고 있었던 그녀는 당시 모델 겸 배우로도 일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코스비가 데뷔를 시켜주겠다고 접근했고, 쇼가 끝난 후에 호텔방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코스비가 건넨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자 곧 몸이 말을 안 듣기 시작했다. 침실로 들어가자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코스비의 모습이 보였다. 코스비는 그녀에게 오럴 섹스를 강요했고, 그 다음 성폭행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피해 여성들이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그런다고 말했다. 아니면 돈 때문에 그런다고들 했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끼어들어서 이렇게 말했다. ‘나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야’”라고 말했다. 직업 : 아티스트 겸 배우 피해 시기 : 1990년대 초반 코스비의 도움으로 <코스비쇼>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그녀는 “나는 그를 아버지처럼 여겼다. 코스비도 종종 나에게 ‘넌 내 친자식이나 다름없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비는 그런 그녀에게 음료에 약물을 탄 후 성폭행했고, 세트장에서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는 “미안하지만 버나드, 넌 끝났어. 내 말 알겠어? 넌 끝이라고”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그 후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그녀는 “지난 23년 동안 나는 무시무시한 공포에 휩싸인 채 보냈다. 그 공포심에서 벗어나는 것은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었다. 내가 고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많은 여성들이 나보다 먼저 용기를 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마음이 편안하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자물쇠 수리공 피해 시기 : 1975년 산타모니카 도넛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던 그녀는 어느 날 새벽 5시경 코스비가 창가로 다가와서 도넛을 주문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날 밤 코스비는 샤피로를 저녁 파티에 초대했다. 하지만 정작 만난 후에는 파티가 취소됐다고 말하면서 대신 플레이보이 맨션으로 향했고, 핀볼 게임을 제안하면서 지는 사람이 알약을 먹자고 말했다. 결국 샤피로는 알약을 먹었고, 그렇게 정신을 잃고 알몸으로 눈을 떴다. 직업 : 마사지사 피해 시기 : 1986년 코스비가 자주 찾던 헬스크럽의 마사지사였다. 그녀는 쇼가 끝난 후 스트레칭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쇼가 끝난 후 저녁을 먹으면서 코스비가 음료 한 잔을 주문한 후 마실 것을 제안했다. 그 음료를 마신 후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고,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그녀를 부축한 코스비는 의상실로 그녀를 데리고 가 성폭행했다. 그녀는 “나는 무력했고, 그를 저지할 수 없었다. 그는 내게 ‘진정해’라고 말하면서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삽입한 후에는 오르가슴이란 것이 얼마나 압력을 생성하는 온도조절장치와 같은지에 대해서 떠들어댔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모델 겸 교사 피해 시기 : 1989년 모델 에이전시를 통해 코스비를 만났다. 오디션을 보자는 제안에 라스베이거스 호텔방에서 단 둘이 코스비를 만났던 그녀는 코스비가 권한 위스키 한 잔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마지막 기억은 코스비가 테이블 끝에 걸터앉아 있는 그녀의 다리를 들어올리고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나는 25년이 지난 후에야 코스비가 나한테 한 짓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달았다. 만일 의사가 수술을 집도한 후 스폰지를 당신 몸속에 넣어둔 채 봉합하면 당신은 이 사실을 모른 채 25년 동안 이물질을 몸 안에 갖고 산다. 그리고 누군가 몸을 열어보고 스폰지를 발견하기 전까지 당신은 그것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피해 여성들이 그것을 드러냈다. 그게 바로 내게 일어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연예산업 이사, 자선사업가 피해 시기 : 1969년 코스비와 친구가 된 그녀는 한동안 함께 영화를 보는 등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두통이 있다는 그녀에게 코스비가 알약을 하나 건네면서 모든 관계는 바뀌었다. 기억나는 것이라곤 침대에서 알몸으로 일어났다는 사실과 코스비가 목욕 가운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녀는 “우리집 식구들은 <코스비쇼>를 즐겨 봤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했다. ‘그는 나한테 그 짓을 했어’”라고 말했다. 직업 : 전직 모델 겸 사법부 직원 피해 시기 : 1987년 <코스비쇼>에 잠깐 손님 역할로 출연했던 그녀는 의상실에서 코스비를 만났고 그곳에서 음료를 마신 후 성폭행당했다. 그녀는 “나는 그 사실을 비밀로 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다 털어놓았다. 심지어 유명 칼럼니스트, 가십 칼럼니스트에게도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무리 진실을 이야기해도 당시에는 아무도 빌 코스비를 공격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