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회생계획안 연장 허가 신청서 인용…글로벌세아 “M&A 추진하고 있는 상황”

업계에 따르면 당시 세아STX엔테크는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세아STX엔테크의 최대주주 글로벌세아는 자금투입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보단 M&A를 통해 회사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있다.
세아STX엔테크의 최대주주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M&A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회사 측에서 인수자를 구할 때까지 회생계획안 연장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세아STX엔테크가 요구한 회생계획안 연장 허가 신청서를 인용한 점은 긍정적이다. 세아STX엔테크는 지난 7월 1일 법원에 회생계획안 연장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기존 7월 10일에서 8월 10일까지로 한 달 연장했다.
회생절차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심사→회생절차 개시 결정→회생계획안 제출→회생계획안 심리·결의→회생계획인가→회생계획수행→회생절차 종료’의 순으로 진행된다.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변호사는 “세아STX엔테크가 제시한 회생계획안 연장 이유가 합리적이지 않으면 신청서가 인용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인수 후보자와의 거래 가능성을 보고 재판부 재량으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아STX엔테크는 회생절차를 밟던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부문이 2018년 7월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STX중공업이 새로운 인수자에게 매각하기 위해 회사를 분리한 것이다. 글로벌세아가 180억 원을 투입해 세아STX엔테크의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세아STX엔테크의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세아그룹에 합류한 세아STX엔테크의 초기 실적은 양호했다. 인수 첫해인 2018년에는 479억 원의 매출에 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909억 원의 매출이 껑충 뛰었지만 3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매출액 1129억 원, 영업이익 97억 원을 달성하며 외연 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매출은 22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7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가 깨졌다.
세아STX엔테크의 수익성 악화에는 대외 변수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한 데 이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직·간접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게다가 비용 증가분을 공사비에 반영하지 못했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남부발전 등 주요 발전 공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에 난색을 보이면서 늘어난 비용을 자체적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었고, 손실폭은 더욱 확대됐다.
결국 공사 일정이 잇따라 지연된 데다 신규 수주 프로젝트의 채산성도 크게 떨어지면서 재무지표는 빠르게 악화됐다. 2022년 세아STX엔테크는 매출 2644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1008억 원으로 전년보다 14배 불어났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780억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섰다.
부진은 2023년에도 이어졌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8% 감소한 2053억 원에 머물렀다. 영업손실은 353억 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회생절차를 신청했던 2024년에도 실적은 악화됐다. 매출은 전년보다 80.7% 감소한 395억 원까지 축소됐다. 영업손실은 405억 원으로 14.7% 증가했다. 자본총계는 -1839억 원으로 재무구조가 더욱 부실해졌다.
플랜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는 팬데믹 이후 물류비 급등 등으로 플랜트 사업이 어려웠던 시기”라면서 “세아STX엔테크도 그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아STX엔테크의 경영난은 글로벌세아그룹에도 상흔을 남겼다.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세아STX엔테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생절차가 진행되기 직전해인 2023년 말 기준 세아STX엔테크에 자금을 투입한 계열사는 글로벌세아(123억 원), 세아상역(379억 원), 태림페이퍼(200억 원) 등이다. 김웅기 글로벌세아 그룹 회장도 세아STX엔테크에 사재 415억 원을 투입했다.
회생절차가 진행되던 2024년 말 기준 글로벌세아그룹이 세아STX엔테크에 지원한 금액은 대부분 회수됐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글로벌세아가 대여해준 자금 971억 원은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반영됐다. 글로벌세아는 세아STX엔테크의 지급보증액도 총 1억 1457만 달러에 달한다. 이를 지난 2일 원·달러 환율 종가 1542.5원으로 환산하면 약 1766억 원 규모다.

글로벌세아에 합류한 쌍용건설은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4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에 합류한 이듬해인 2023년 377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497억 원, 643억 원의 영업이익을 이어가면서 흑자규모가 확대됐다. 부채비율도 2022년말 841.4%에서 2025년말 146.9%로 내려가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다만 계열사 인수과정에서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글로벌세아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글로벌세아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부채비율 208.4%에서 2025년 289.4%로 81.0%포인트 높아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M&A를 통해 기업 규모를 끌어올린 회사들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 경우 현금 창출 능력이 좋을 때는 어느 정도 운영이 가능하지만 업황 악화로 현금 유입이 감소하면 현재의 규모의 계열사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