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쥔 자와 짓밟힌 자의 ‘한판 대결’
―몬스터는 어떤 작품입니까?
“영구히 존속 유지 발전하려는 거대한 기업과 그것을 빼앗아 해체하려는 몬스터 팀의 싸움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기업은 재벌을 말하는 것 같은데, 싸움이 되나요? 몬스터 팀은 어떤 팀이죠?
“몬스터 팀은 리더는 M인데 베일에 가려진 존재구요. 겉으로 드러나 있는 핵심인원은 5명입니다. 모두 거대한 자본에 짓밟혔던 이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거대한 자본에 짓밟혔던 이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복수를 하는 내용입니까?
“복수라고 하기에는 좀 복잡합니다. 각자 모두 신념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단순한 복수심만으로 공룡에게 대들 수는 없잖아요.”
―공룡이라…말 그대로 상대가 안 될 것 같은데요?
“통상적인 싸움이라면 상대가 되지 않겠죠. 하지만 아킬레스건이 있습니다. 몬스터 팀은 그것을 끊임없이 공격합니다.”
―아킬레스건이란?
“그룹의 오너 회장은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입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없습니다. 그의 후손은 딸 한 명이 유일합니다. 회장은 자신과 선대회장이 이뤄놓은 거대한 업적을 혈육이 아닌 전문기업인에게 양도할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몬스터 팀은 이 점을 파고듭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회장은 늙었습니다. 그는 곧 외동딸에게 그룹을 물려 줄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그녀에게 회장이 직접 나서서 안전한 남편을 정해주겠지요. 일종의 정략결혼이지요. 헌데 딸은 이것을 거부합니다. 결혼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하려고 합니다. 몬스터 팀은 이 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룹의 후계자 최하영이 몬스터 팀이 뒤에서 조종하는 남자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감이 오네요. 조만간 그룹을 이어받을 외동딸을 유혹해 그녀의 남편이 된 후 그룹을 통째로 삼킨다, 뭐 이런 얘기 아닙니까? 치정극 냄새가 납니다. 막장드라마 같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돈이 좀 많은 집에 외동딸이 있습니다. 그 집의 재산은 외동딸이 물려받겠지요. 그리고 그 집의 딸과 결혼하는 남자에게 자연스레 그 재산이 넘어가겠지요. 이러면 흔하디 흔한 막장드라마입니다. 하지만 거대한 재벌과 어마어마한 자본을 등에 업고 최첨단 장비와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싸우는 전쟁이라면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수많은 정보가 오가고 또 속고 속이는 스파이물에 가깝습니다.”
―그렇네요. 듣고 보니 규모가 상당히 클 것 같습니다. <일요신문>에 연재됐던 전작 <롱리브더킹>과 이 만화를 비교한다면?
“<롱리브더킹>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롱리브더킹>이 밝은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어둡습니다. 주인공 역시 상당히 대조적인 인물입니다. <롱리브더킹>의 장세출이 아주 희망적인 인물이라면 <몬스터>의 서진하는 내면에 상처를 가득 가지고 있는 절망적인 인물입니다.”
―주인공 서진하와 최하영은 어떤 인물인가요?
“서진하는 착할 수가 없는 인물입니다. 단지 나쁘다는 표현 이상입니다. 최하영은 어릴 때부터 자라온 환경이 워낙 특수하여 일반인과는 다르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됩니까?
“그 부분은 작품의 절정 부분에야 드러나겠지요. 지금은 말하기가 곤란합니다.”
―알겠습니다. 스포일러겠죠. 작품으로 확인하겠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네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채찬수 기자 chance@ilyo.co.kr
만화 <롱리브더킹>으로 2011년 제1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버드나무숲’이란 그림을 그리는 임규빈 씨와 글을 쓰는 류경선 씨를 함께 일컫는 필명. 본래는 만화스승(류경선)과 제자(임규빈)의 관계였고, 이후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을 통해 협업을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몬스터>는 버드나무숲이 만드는 두 번째 장편만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