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 게 없다” 화난 민심 속 첫 일정으로 새벽시장 찾아…출정식엔 대구 지역 의원들 총출동

추 후보는 도매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옥포 수박, 제주도 귤, 짭짤이 토마토, 성주 참외 등을 둘러봤다. 한 상인이 플라스틱 단가 상승과 수급 문제를 토로하자 “자재 문제 심각한 것 잘 안다”고 말했다. 참외 상인에게는 “매출 많이 올리시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추 후보 유세 현장에는 대구 북구을을 지역구로 둔 김승수 의원이 동행했다.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의원 후보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시장 일정을 마친 다음 “추경호 대구시장 파이팅”을 외쳤다. 추 후보는 후보자들에게 “생활 현장을 더 많이 찾아 민생을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했다. 국민의힘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려면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였다.
오전 7시 본격적인 유세전이 시작됐다. 중구 반월당사거리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유세 차량이 집결했다. 사거리에는 각 정당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붉은색 선거 운동복을 입은 추 후보는 붉은색 유세차에 올라 출근길 인사를 시작했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주호영 의원과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이 현장을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추 후보 유세차에서는 ‘청년이 떠나지 않는, 청년이 맘 편히 돌아올 수 있는 대구’ ‘대구의 경제를 잘 아는 후보’ ‘대구 경제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대구에는 경제를 아는 시장이 필요합니다’ ‘멈춰 있는 대구 경제 다시 힘차게 뛰게 만들겠습니다’ ‘대구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겠습니다’ 등 민생과 대구 경제 회복을 외치는 구호가 연신 흘러나왔다.
구호를 외치는 추 후보 측 선거운동원은 “대구를 다시 위대하게 할 사람”이라고 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연상시키는 구호였다.

이곳에서 만난 대구 시민들은 이런 카드섹션이 국민의힘에 대한 지역 내 불만을 드러낸다고 입을 모았다. ‘작대기(공천)만 꽂으면 된다’는 인식을 보이는 국민의힘 정치인 때문에 대구 위상이 낮아졌고, 경제는 어려워졌다는 이유였다.
한 60대 남성은 “전에는 당연히 보수(국민의힘)였다. 요즘은 추경호가 될 거라는 사람도 있고, 김부겸이 될 것 같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야당 대표가 국가 (의전) 서열 8위 아닙니까. 장동혁 정치 스타일을 보면 최소한 이류는 돼야 하는데 4류·5류 급이 되니까 보기 싫다”며 “(대구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났다.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내 생각에 국민의힘이 완전히 무너져야 장동혁이가 이번에 쫓겨서 안 나가겠나”라고 말했다.
한 70대 택시 기사는 “(국민의힘이) 아무것도 일한 게 없다. 아들(의원들)이 대구에서 해낸 게 없다. 모두가 부글부글한다”며 “먹고 살 게 없다. 오죽하면 카지노나 대구에 갖나 놔버리라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고를 놈(사람)이 없으니까 딱 엎어뿌(보)고 싶은 게 대구 민심”이라면서도 “여기는 워낙 민주당 표가 없으니까 구의원이고 구청장이고 민주당에서 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김부겸 혼자 될랑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억하세요 기호 1번”
오후 3시 중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추 후보의 출정식이 열렸다. 현장에는 유영하 최은석 김승수 우재준 윤재옥 권영진 이인선 주호영 의원 등 대구 지역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지도부에서는 신동욱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순서대로 단상에 올라 추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때 해프닝이 벌어졌다. 유영하 의원은 “대구가 살아야 보수가 살아나고, 보수가 살아나야 대한민국이 지켜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6월 3일 여러분 분명하고 확실하게 기억하십시오. 기호 1번”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이 “2번”이라고 정정하자 유 의원은 “제가 민주당 엑스맨도 아니고 죄송합니다. 그냥 웃자고 했습니다”고 했다.
출정식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했다. 후보자들이 추 후보 이름을 연호해달라고 외쳐도 지지자들 반응은 미지근했다. 사회자는 “목소리가 작습니다. 더 큰 목소리로 부탁합니다”라고 했다. 음향사고도 발생했다. 추 후보가 등장한 뒤 사회자가 추 후보 이름을 연호해달라고 외칠 때 마이크 소리가 끊겼다. 한 지지자가 “마이크 바꿔라”라고 외쳤다.
의원들은 일제히 보수 결집을 호소했다. 김승수 의원은 “대구까지 시장을 내주면 이재명이 대구까지 장악하게 되는 것”이라며 “수많은 (대구시) 기관을 다 민주당 좌파 인사로 메우게 될 것이다. 여러분 우리 대구를 그렇게 좌파한테 뺏기도록 놔두셔야 되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 정권이 추경호를 감옥에 보내려고 한다”며 “추경호가 무너지면 국민의힘이 무너지고 대구가 무너지면 대한민국 보수 정치가 무너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3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혐의다. 이에 대해 추 후보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으로 몰아가려는 정치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주호영 의원은 김부겸 후보를 공격했다. 주 의원은 “석 달 전에 와서 대구시장 하겠다는 게 말이 되나. 국회의원 떨어지자 6년 전에 양평 가서 다시 대구 안 오겠다던 사람, 은퇴하겠다던 사람이 지금 대구를 사랑하는 사람 (인 것처럼) 떠들고 다니는 것 이거 ‘떴다방 정치’ 아닙니까”라고 주장했다.

추 후보는 기획재정부·경제부총리 경력을 강조하며 자신이 대구 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를 알고 경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실력,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편성되는지 어떻게 배분되는지 그 길을 아는 사람, 그것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타당성 있게 설득하는 사람, 그 실력을 갖추는 사람한테 예산이 간다”고 강조했다.

남편 윌리엄 씨와 함께 출정식에 참석한 김명희 씨(73)는 자신을 ‘이중국적자(복수국적자)’라고 소개하며 “국민의힘에 힘이 되고자 이번에는 거의 15개월을 한국에서 집회를 다니면서 선거 날을 기다렸다”며 “최고의 경제 지식인 기호 2번, 추경호 시장 후보님을 승리로”라고 강조했다.
대구=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