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강 씨 ‘악플’이 싫었다
지난 11일 결혼식 후 식장을 나오는 전도연.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지난 5일 오전 <일요신문> 773호를 통해 전도연이 3월의 신부가 된다는 특종 기사가 보도되면서 그의 결혼은 올 한 해 연예계 최고의 뉴스로 급부상했다. 이에 대한 소속사의 맨 처음 반응은 ‘열애는 사실이나 결혼은 사실무근’이었다. 결혼식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소속사는 결혼식이 사실무근이라는 무리한 카드를 꺼내든 것. 그러나 오래가진 못했다. 그날 밤 9시 경 결혼 사실을 인정하는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로 발송한 것.
소속사 측에선 3월 안에 결혼식을 치른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면서도 그 외의 부분은 모두 비공개였다. 결혼식 날짜와 장소, 신랑이 누군지 등에 대해선 일체 함구한 것. 풀어야 할 과제가 생기자 매스컴이 뜨겁게 달궈졌다. 이 과정에서 3월 11일 오후 1시에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이 열린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신랑에 대해서도 자세한 정보가 확인되기 시작했다.
신랑은 사업가 강시규 씨로 전도연보다 아홉 살 연상의 사업가다. 여섯 살 연상의 회사원이라는 <일요신문>의 강 씨 관련 보도 내용은 다소 잘못된 것으로 이는 전도연의 측근들도 강 씨에 대해 자세히 몰랐음을 보여준다. 실제 전도연은 동료 연예인은 물론이고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에게도 청첩장을 발송하지 않았다.
의혹은 베일에 가려진 신랑 강시규 씨에게 집중됐다. 전도연보다 아홉 살 연상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44세. 새신랑치곤 다소 많은 나이다. 이를 두고 강 씨가 초혼인지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런데 강 씨는 초혼으로 특별히 감춰야 할 사안이 전혀 없는, 오히려 주위에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건실한 사업가로 전해졌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MBA 과정을 거치는 등 오랜 유학 생활을 한 강 씨는 국내로 들어온 이후 한 동안 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정치권에서도 활동했었다고 한다.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가 결혼식 주례를 맡은 이유 역시 연구소 재직 시절 강 전 부총리가 연구소 소장이었던 까닭이다. 현재는 건축업체를 비롯한 서너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이며 연예인 레이싱팀 알스타즈(R-stars)의 이사이기도 하다.
이세창의 부인 김지연 미니홈피에 올려진 신랑 강시규 씨.
일각에선 강 씨 집안에서 연예인과의 결혼을 반대했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결국 결혼은 허락했지만 결혼식은 검소하고 조용히 치루고 싶어 해 결혼식이 비밀리에 진행했다는 것.
그러나 이는 전도연과 강 씨의 데이트 과정을 밀착 취재하던 당시 기자가 알게 된 내용과 다소 거리가 있다. 언니에게 강 씨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전도연이 “우리 집은 너무 심할 정도로 서로에게 관심이 많은 데 반해 오빠네 집은 상당히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얘기했던 것. 연예인 며느리를 반대하는 집안이 대부분 보수적인 데 반해 강 씨 개인이나 집안은 모두 개방적인 분위기라는 내용이다.
전도연의 결혼식이 끝난 뒤 기자와 따로 만난 이세창은 전도연이 비밀 결혼식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로 최근 연예인을 괴롭게 만드는 악플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시규 씨에게) 결혼을 비공해로 진행하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수없이 쏟아질 리플 때문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한 이세창은 “결혼을 공개하건 안 하건 어차피 기사화된다면 차라리 공개하지 않고 최대한 성스럽고 조용히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이세창은 “(강)시규 형이 한동안 정치권에서 일해 언론을 잘 알고 있지만 행여 자신의 말이 왜곡돼 원치 않은 상황이 연출되는 걸 싫어하는 눈치였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항간에선 그가 정치권에 있을 당시 언론으로 인해 불편한 상황에 처한 경험이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결혼식 후 미국으로 떠난 전도연은 2주가량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결혼이 비밀리에 이뤄져 각종 루머가 횡행했지만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왕성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 이런 루머도 금세 사그라질 전망이다. 그러는 사이 전도연의 연기가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