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손 잡고 컴백하나’ 촉각
하지만 그는 이 자리에서 “정치의 틀과 판을 바꾸는 걸 해보면 좋겠다는 욕구는 굉장히 강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민은 정권교체를 바라는데 야당이 못하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정계 은퇴가 아닌 야권 재편 과정에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췄다는 게 중론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창당 과정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자신과 동명이인인 김민석 전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이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으면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었다. 두 ‘김민석’이 사실은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강신성 대표에 창당 작업을 직접 권했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새정치연합 한 고참 당직자는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창당 작업을 거의 곁에서 함께했고 지금도 같이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김 전 의원 정치 복귀는 민주당이 야권의 어느 편과 손을 잡고 연대하느냐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귀뜸했다.
때마침 야권은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기존 당명을 버리고 간결하게 ‘민주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비롯한 일부 신당 창당 세력들도 민주당 간판을 내심 원하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현재 개정된 정당법은 새로운 정당명은 기존 정당명과 뚜렷하게 구별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래저래 ‘민주당’ 인사들의 개입 여지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민석 전 의원은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교류하며 지내는 것은 맞다”라고 덧붙였다. 앞서의 야권 당직자는 “김 전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야권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며 ‘철새’라는 비난을 받고 이후 내림세를 탔지만 그전까지 야권의 지략가로 선거 판세를 보는 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면서 “동교동계 막내이기도 하지 않나. 새정치연합이나 신당 세력 어느 쪽에서도 영입에 따른 시너지가 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국제적인 규모의 포럼을 꾸리고 언론 인터뷰도 갖는 등 부쩍 바쁘게 활동 중이다. 8월 중순이면 피선거권도 회복한다.
과연 김 전 의원은 야권의 ‘봉이 김선달’이 될 수 있을까. 유쾌하면서도 자유분방하게 제 뜻을 펼쳐나갈지, 자칫 ‘민주당’이란 이름을 빌어 지나치게 지분을 요구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