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력 짱’ 금포스카이 실수만 없다면…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골리앗마린(4세·거·23전5/4/3·이경희·울즐리:108)=장거리에 강한 볼포니의 자마답게 1800미터 이상의 중장거리에서 더 많이 입상하는 등 2000미터에서도 1승, 2위1회를 했다. 3위 이내의 입상분포를 보면 선행으로 1회, 선입으로 6회, 중간추입으로 3회, 후미추입으로 2회로 주행습성은 전천후다. 최근 6전 동안 52~55.5kg의 부중을 달았는데 가장 최근의 경주는 모두 52~53kg의 부중으로 뛰었다. 갑자기 늘어난 부중이 약간의 변수는 될 수 있겠지만 우승후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마필로 보인다.
5월 31일 열린 렛츠런파크 부경 6경주에서 금포스카이가 선행작전을 펼쳐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금포스카이(4세·수·22전8/7/3·손병현·권승주:122)=비카의 자마로 2000미터에서도 6회의 입상기록을 갖고 있다. 선행 8회, 선입 8회, 중간추입 1회, 후미추입 1회의 입상분포를 보여주고 있는데, 선행으로 갈 때 가장 좋은 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경주에선 강한 선행마가 없어 초반에 방심하거나 실수만 않는다면 선행도 유력한 마필이라 강력한 우승후보로 보인다. 부담중량도 56kg까지는 극복한 바 있고, 직전엔 58kg을 달고도 대상경주에서 우승, 준우승마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해 이미 검증된 마필이라 할 만하다. 최근 ‘댕동영’이란 별명이 무색하게 출발이 썩 매끄럽지 않은 김동영 기수가 계속 기승하고 있는데, 이 말은 실수를 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일등항해사(4세·거·21전5/4/4·정영식·유병복:114)=스태미나형인 엑톤파크의 자마답게 1900~2000미터에서 잘 뛰어주고 있다. 아담한 체구지만(마체중450kg대) 강단 있는 마필이다. 직전엔 앞서의 골리앗마린보다 3.5kg을 더 달고(부중 55.5kg) 막판에 추격하다 머리 차이로 분패하고 2위를 했다. 그렇지만 뒷걸음은 여력이 있었다고, 이번엔 동일부중이라 설욕할 기회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말의 불안감이라면 체구가 작아 늘어난 부중에 영향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외곽게이트 배정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악재가 겹치는 셈이라 베팅은 신중을 기해야겠다. 지금까지 드러난 능력만 본다면 금포스카이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상대마다.
#중앙해주(4세·수·23전3/5/2·류주영·오문식:101)=메니피의 자마다. 자주 언급하지만 메니피의 자마들은 2000미터 이상의 장거리에는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경부대로처럼 모계에서 장거리 유전자가 돋보이는 마필들은 거리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대부분의 마필들은 장거리에선 특별한 능력을 보이지 못했다. 일반경주에서야 이런 약점이 부각될 수 없겠지만 대상경주는 결정적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중앙해주는 모계 또한 장거리 인자가 없다. 선입으로 뛸 때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번 경주는 거리도 넘 길어보이고 상대 또한 벅차 보인다. 최근엔 1400~1800미터 거리에서 뛰고 있는데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군 시절 1900~2000미터에서 서너 차례 입상한 적이 있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다.
#신세계파티(4세·거·14전1/3/1·임총재·김창옥:67)=국3군에 소속돼 있는 마필인데 경주가 깨질까봐 머리숫자를 채우러 나온 것 같다. 중장거리에 강한 리비어의 자마로 거리적성은 적합하지만 걸음이 갑자기 터지지 않는 한 들러리로 만족해야 할 마필이다. 이미 14전이나 뛰었고, 나이도 네 살이나 됐기 때문에 갑작스런 능력변화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
#노피어스(5세·수·28전5/2/5·전종섭·강형곤:101)=폐사한 씨수말 크릭캣의 자마로 단거리에선 상당한 가능성을 보였지만 직전 1800미터 경주(8두 중 7위) 외엔 중장거리 경험이 없다. 더군다나 최근엔 단거리에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1군의 벽을 실감하고 있는 마필이라고 하겠다. 더군다나 이번 경주는 부담중량이 57kg이나 되기에 입상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다. 5위만 해서 순위상금만 챙겨도 다행인 말이라 하겠다.
#백경(6세·거·26전5/2/3·정영식·강형곤:105)=전천후 경주마였던 커멘더블의 자마답게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고른 입상분포를 보여주고 있는 마필로 과거의 능력만 회복한다면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 10월 1900미터에서 우승한 이후 내리 세 번의 경주에서 현격한 거리 차이로 대패한 이후 무려 5개월 동안 휴양을 하고 출전한다. 특별한 질병은 없는 것으로 볼 때 누적된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복귀를 위해 장기간 준비를 하고 있고, 마필상태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부담중량이 과거입상시보다 6kg이나 더 무겁기 때문에 단번에 장기간의 공백을 극복하기는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전력상 처지는 말과 머리숫자 채우러 나온 말을 제외하면 이번 경주는 딱 세 마리만 남는 경주다. 대상경주는 경마팬들을 위한 이벤트다. 최근 연이은 부진마급 대상경주 편성에 속이 상하는 사람은 필자뿐이 아닐 것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혹서기 이변 팬들 뿔난 까닭
‘채찍으로 장난 치지 마!’
‘한국경마가 다 그렇지, 뭐.’ 경마장에 가면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말이다. 특히 혹서기나 혹한기, 명절 전후 휴장을 앞두고 벌어지는 경마 때 이변이 자주 발생하면 한국경마의 후진성에 대해 거품을 물고 강변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인기마의 이유없는 몰락과 비인기마의 느닷없는 득세는 수십년간 반복돼온 일이라 경마 주체들이 바뀌지 않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제도를 바꿔도 소용없다고 주장한다. 조교사나 기수들이 90년대식 경마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 달에는 어느 말을 쓸까?’ ‘요놈은 한번 쉬어가고 요놈은 그동안 체력을 비축했으니 한번 때려야지’ 이런 식의 마필운용을 하는 마방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고 한다. ‘출전한 이상 최선을 다한다’는 멘트는 인터뷰용일 뿐 실제로는 출전수당만 챙기면 된다는 것.
이번 휴장 직전 경마기간 동안 경마팬들은 그동안 ‘누워있는 변마’ 중에서 벌떡 일어설 말을 찾느라고 혈안이 됐다. 실제로 이변이 속출하면서 대박을 터트린 팬들도 더러 있었다. 실력으로 적중했다기보다는 로또뽑기였다. 이런 한국경마의 후진성에 대해 얘기하면 경마 시행체 관계자들은 ‘옛날 얘기’로 치부하고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변한다. 그들은 우연의 일치일 뿐인데 왜 경마를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느냐고 오히려 야단치기도 한다. 물론 과거에 비해선 많이 달라졌다. 많은 마주들이 베팅보다는 상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쏘아먹기’와 ‘나눠먹기’는 이젠 근절돼야 하지 않을까. 일부 세력들의 분탕질은 한국경마의 선진화 노력에 분명 흙탕물을 끼얹는 것이다. 이제는 외국인 조교사 영입을 주장하는 경마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