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바람 피워 결별한 적도 있다”
▲ 꽃미남에서 섹시가이로 변신한 손호영. 하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이 가장 손호영답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김태진(김): 연예계를 대표하는 꽃미남인데 이런 호칭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손호영(손): (박장대소하며) 저 꽃미남 아닌데요.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는데. 사실 꽃미남은 따로 있죠. 슈퍼주니어나 FT 아일랜드 분들이 제대로 꽃미남이죠.
김: god 데뷔 당시의 손호영 씨도 비슷하지 않았나. 지금은 근육질의 섹시가이인데 반해 당시엔 항상 웃고 하얗고 여린 꽃미남 이미지였잖아요.
손: 그때도 숨어있는 근육들은 있었어요. 데뷔 전에도 운동을 무척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데뷔를 준비하던 2년 동안 운동은 못하고 잘 먹지도 못해 너무 힘들어 살이 쫙 빠졌어요. 3집 이후에 조금 여유가 생겨 다시 운동을 시작해 지금의 몸으로 돌아왔죠.
김: 아는 형님 부인이 손호영 씨 열성 팬이에요. 그러고 보면 팬들 가운데는 결혼한 분들도 많을 텐데 기분이 참 묘할 것 같아요.
손: 팬 여러분이 아가페적인 사랑이라며 저만 바라봐 주시는데 그보단 자기 생활을 지키며 문화생활로서 저를 좋아해주시는 게 더 좋아요. 모든 걸 다 투자해 저만 좋아해주시면 저도 부담되잖아요. 그분의 인생을 책임져 드릴 수도 없고(웃음). 가끔 청첩장을 보내주는 팬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고 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김: 사실 여성 팬들이 결혼해서도 손호영 씨를 너무 좋아해 섭섭해 하는 남편들도 많답니다.
손: 저를 좋아해주는 마음과 남편 분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를 것 같은데요? 이해해 주실 거라 믿어요.
김: 아직 인기가 미흡한 제겐 실감나지 않는 얘기지만 가끔은 팬들의 지나친 사랑이 부담스럽기도 하다는 데 기억에 남는 팬들 있나요?
손: 집 앞에 와서 밤샘하는 분들이요. 그것도 며칠씩. 조금 더 지나친 분들은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저를 따라다녀요. 제가 술을 좋아해서 포장마차를 자주 가는 편인데 포차 건너편에서 절 비디오로 찍는 분들도 있어요.
김: 난 그런 얘기도 너무 부럽다. 아! 언젠가 팬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많이 받은 연예인이라고 얘길 들었는데 지금까지 받은 선물 가운데 가장 비싼 건 뭐였나요?
손: 저희 집에 꾸며주신 녹음실이요. 여러 분이 돈을 모아 해주셨는데 비용이 4000여만 원이나 들었어요. 거기서 좋은 노래를 만들어 보답해야 하는데 아직 작사밖에 못했어요.
▲ 이건 무슨 포즈. ‘얘가 진짜 꽃미남이래요’인가? 리포터 김태진과 함께 멋진 한 컷. | ||
손: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시간도 많았어요. 혼자서는 절대 못 이겨냈을 거예요.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정말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몰라요. 이젠 웬만한 일에는 눈물도 안날 정도니까. 그때마다 팬들이 정말 큰 힘이 돼줬어요. ‘호영이는 거짓말을 안 한다’는 전제를 밑바탕에 깔고 저를 위해 싸워줬거든요. 물론 저도 거짓말 한 적이 없어 부끄러운 게 없지만 그걸 조건 없이 믿어준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신문사에 전화하고 찾아가고 여기저기 댓글 달고 편지론 저를 위로해주고…. 그런 게 정말 큰 힘이 되어줬어요.
김: 개인적으론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인데 유독 여성 팬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이유가 궁금해요.
손: 늘 실실 거리고 웃어서 그런가. 저는 모든 생활 자체가 여성 우선이에요. 기본 매너는 물론이고 늘 여자를 먼저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김: 음~ 만인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세이긴 한데 애인은 싫어할 것 같아요.
손: 저도 알아요. 애인과 함께 있을 땐 그러지 말자고 생각하는데 이미 몸에 배여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았죠. 여자분들은 ‘쟤가 나를 좋아하나’, 남자분들은 ‘저 놈 여럿 건드리네’하면서 씹을 때도 있어요.
김: 얼마 전에 서울대 퀸카에게 딱지를 맞아 화제가 됐는데 그건 방송이잖아요. 그럴 리 없겠지만 실제로도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딱지 맞거나 차인 경험이 있나요.
손: 있죠, 아니 많아요. 심지어 저랑 사귀면서 계속 바람을 피워 헤어진 경험도 있는걸요.
김태진·기자: (동시에) 예에? 손호영 씨랑 사귀면서 바람을 피웠다고요?
손: 차라리 무뚝뚝한 스타일의 남자가 한 번씩 잘해주면 효과만점인데 저 같은 스타일은 처음엔 좋다가 중간에 가면 익숙해지고 곧 지루해져요. 그러니 바람을 피우죠. 그래도 저랑 만났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마지막엔 제가 생각난다고 그러더라고요.
김: 마지막에 생각나는 남자라, 멋진데요. 도대체 언제까지 무대에서 뭇 여성 팬들을 설레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손: 신인 때는 연예인이 되고 돈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10년여를 음악과 함께 지내다보니 점점 그 매력에 완전히 빠져든 거 같아요. 무대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건 30대 중후반 되면 못할 것 같지만 그 이후에도 노래는 계속 하고 싶어요. 어느새 팬이라는 큰 가족이 생긴 만큼 그들을 위해서, 그리고 저를 위해서도 늘 노래하고 싶어요. 행여 팬들이 다 떠나면 라이브 카페에서라도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
김: 방송 인터뷰와 달리 ‘맛있는 인터뷰’에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게 돼 만나는 분마다 팬이 돼버리곤 해요. 손호영 씨도 마찬가지고. 오늘 솔직한 얘기 들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손: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난 듯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정리=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