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지우려 서둘러 팔았나
▲ 제일은행 본점 전경. | ||
그런데 대우그룹 비자금을 역으로 추적해 볼 수 있었던 기회가 제일은행의 부실 매각 때문에 날아가 버린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경제계의 B씨는 이에 대해 “제일은행 매각의 최대 수혜자는 김우중 전 회장일 것이다. 제일은행으로부터 거액을 차입해놓고 결국 갚지 못했지 않느냐. 만약 국내 금융기관이 제일은행을 인수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대우의 비자금 용도도 많이 드러났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당시 김대중 정권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제일은행 매각을 상당히 서둘렀다. 대우그룹이 진 빚 모두를 정부가 공적자금을 쏟아 부어 갚아주지 않았나. 이 경우 대우의 차입금이 어떤 용도로 썼는지 규명할 방법이 없다. 뉴브리지는 한국 정부 지원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되어서 대우의 비자금을 규명할 기회도 잃어버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제일은행 매각은 최대의 미스터리였다. 일각에서는 매각을 서두른 배경에 대우 문제가 걸려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대우측에서는 ‘외국 정상들한테도 들어갔다면 그런 것을 까발릴 수 있겠느냐’는 식으로 얘기했다. 만약 대우 비자금과 DJ 관계 때문에 제일은행이 뉴브리지로 급하게 매각된 것은 아닌지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