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 11부(부장 서태환)는 살인 및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29)에게 원심에서 1년 줄어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 서울 동작구 인근 빌라에서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여성 B 씨(30)에게 15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했다.
A 씨는 사흘 뒤 다시 성매매를 하려고 B 씨와 만났다. B 씨는 두 번째 만남에서 “오빠는 ‘물건’이 작아 찾기도 힘들고 힘이 많이 드니 돈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A 씨는 욕설을 섞어가며 B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B 씨를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면서 “A 씨는 피해자가 먼저 그의 신체를 비하하거나 A 씨의 손목에 상해를 가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나 자료가 없다”며 “A 씨의 살인죄에 대해 양형 기준상 특별감경요소로서 ‘피해자유발’ 사유가 있다고 볼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A 씨는 “피해자가 유발한 우발적인 범행이었으며 살해할 의도도 없었다”며 항소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B 씨를 살해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며 자살을 시도하는 등 범행을 후회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형이 무겁다”며 일부 감형했다.
김임수 기자 imsu@
